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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구너 Dec 12. 2021

5. 알폰소 데이비스

세계 최고의 축구 커플

 알폰소 데이비스의 등장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측면에서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를 휘저었거든요. 마치 전성기 시절의 로벤이나 베일, 월콧을 연상시켰죠. 그는 축구선수로서 흔치 않게 캐나다 출신이었는데요. 난민 생활을 하다가 훗날 캐나다로 이주해 시민권까지 획득했죠. 미국에서 프로에 데뷔한 알폰소 데이비스는 밴쿠버 화이트캡스 소속으로 승승장구합니다. MLS에서 최초의 2000년생 선수이자 캐나다 국가대표팀에서 최연소 데뷔 및 득점을 이뤄냈거든요.


 바이에른 뮌헨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알폰소 데이비스는 소속팀에게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안겨주며 알리안츠 아레나에 입성합니다. 입단 직후에는 2군에 먼저 합류하면서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죠. 당시 대한민국 출신의 정우영도 그와 같이 뛰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예열을 마친 알폰소 데이비스는 1군 경기에도 후보에 이름을 올리더니 2019년 1월 27일 슈투트가르트와의 리그 경기에서 교체를 통해 데뷔까지 성공합니다.


 그저 반짝이는 유망주로 그칠 줄 알았으나 포지션 변경을 통해 로버트슨, 알바 등을 위협하며 세계적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2019-20시즌을 앞두고 왼쪽 풀백으로의 전향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죠. 바이에른 뮌헨에서 알폰소 데이비스를 능가하는 공격 자원은 많았지만, 수비진은 부상과 부진 등으로 무주공산인 상태였거든요. 수비적인 임무까지 곧잘 수행해내며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주전으로 도약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로 데려온 선수가 루카스 에르난데스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었는데요. 주로 왼발을 쓰는 그의 포지션이 왼쪽 풀백과 센터백이었습니다. 무난하게 주전을 차지할 줄 알았으나 난데없이 혜성처럼 등장한 알폰소 데이비스의 존재로 인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경기에 출전했죠.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을 텐데도 에르난데스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한 알폰소 데이비스와의 경쟁이 반갑다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고요.


 폭발적인 모습으로 운동장을 누비던 알폰소 데이비스는 피앙세도 그라운드에서 찾았습니다. 주인공은 한 살 연하의 조르딘 후이테마로 역시나 캐나다 출신의 축구선수였죠. 2017년부터 사귀기 시작한 둘은 어느덧 햇수로 5년이 넘게 알콩달콩 연애 중인데요. 후이테마는 수비수인 남자친구와는 다르게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키도 180cm를 넘기며 탄탄한 체격을 지녔고, 수준급의 결정력까지 자랑하죠. 연령별 국가대표팀을 거쳐 A매치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요.


 조르딘 후이테마의 현재 소속팀은 파리 생제르맹 페미닌입니다. 알폰소 데이비스와 마찬가지로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유소년 시절을 성공적으로 보낸 그녀에게 운명의 장난처럼 바이에른 뮌헨도 관심을 가졌지만, 후이테마의 최종 선택은 프랑스였죠. 아직 축구선수로 더 성장이 필요한 시기인데 남자친구와 같은 소속팀에 있으면 축구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어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알폰소 데이비스와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임에도 축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면서도 성숙했죠.


 남자친구 역시 그녀의 선택을 존중했습니다. 내심 바이에른 뮌헨으로 오길 바라기도 했으나 이적은 여러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자연스럽게 롱디로 사귀는 중이죠. 함께 캐나다에 있었을 때도 서로 훈련 일정이 어긋나면 만나지 못한 적도 잦았다고 합니다. 쉬운 일은 분명 아니지만, 서로 사랑하기에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했고요. 서로의 소속팀에 만족감도 높아 당분간은 한솥밥을 먹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둘은 각자 SNS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커플 SNS까지 운영하는데요. 여느 평범한 커플처럼 데이트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휴가를 가서 찍은 사진을 올리곤 하죠. 나아가 유튜브까지 하는데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납니다. 둘의 행동이 너무 귀엽거든요. 세계적인 축구선수인 건 분명하지만, 유튜브에서는 장난기 넘치는 20대 초반의 남녀였죠. 구독자도 빠르게 늘어 가뿐히 10만 명을 넘었고, 이제는 100만 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받아 답변해주는 코너가 있는데요. 어떻게 연인으로 발전했는지 물어본 질문에 대한 답변이 참 풋풋합니다. 이미 서로에게 호감인 상태로 5개월 정도 썸을 탔죠. 알폰소 데이비스가 쭈뼛하다가 먼저 여자친구가 되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후이테마가 알겠다고 대답하며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했고요. 첫 데이트로는 영화를 봤는데 둘 다 미성년자라 버스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최근까지도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서 보셔도 좋겠네요.


 축구선수 커플답게 축구와 관련된 내용도 많았습니다. 서로 직관한 최고의 경기를 꼽는 질문에서 알폰소는 여자친구가 득점했던 챔피언스리그 경기, 후이테마는 남자친구가 밴쿠버 소속으로 뛰었던 마지막 경기를 꼽았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앞에서 뛴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 경기 당일 서로의 징크스를 확인하기도 하고, 축구선수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축구 자체를 즐기라며 프로페셔널한 모습까지 보여주었고요. 함께 훈련도 하며 예쁜 추억을 쌓아가는 세계 제일의 축구 커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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