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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등 Apr 04. 2024




붉은 문턱을 넘어 길은 여전히

벌어진 만큼 어둡다

말하자면

꽃잎 꽃가루 수술 암술 꽃받침 이 모두는 가면일 뿐이다


열려라 참깨! 말고

분명

손수건처럼 단정히 접힌 네 몸 어디에

암호가 있다 (고 한들)


전부가 눈이고 전부가 입술이고 전부가 음부라지만

사실은 미로의 시작이라는 것을

네가

선채로 흔들릴 때 알았다


지금은

목을 파르르 떨며

새침이 오후 햇살을 똑똑 끊어놓고 있다만

네 목을 꺾어 네 몸을 열 수는 없는 일


꽃, 바라보다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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