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를 대하는 자세
풍덩 미끼가 와요
벌레들이 모두 자기 이름의 직업을 갖는 것처럼
미끼는 미끼가 직업이에요
서둘러 로그인할 필요는 없어요
미끼는 기다려요
손가락만 잘 움직여도 승천할 수 있다고 상냥하게 웃지요
내가 되고 싶지 않아?
나를 삼켜 봐
부풀기 좋아하는 머릿속을 긁어줄게
말려있는 혀뿌리까지 들어와 간들간들 속삭여요
오, 야들야들 움직여요
바람과 햇살이 충분한 세상으로
금방이라도 오를 수 있다고 해요
믿기지 않는 미끼의 세상
갈고리에 요염하게 기대어
더욱 생기 있게 붉은빛을 띠지만
나는 오늘 좀 바쁘고요
승천하는 일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요
빠르게 맛만 보아요
허기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며칠 외롭지는 않을 거예요
미끼는
내 주둥이를 유심히 봐요
나는
주머니 속으로 눈알을 집어넣고
조금씩 맛을 기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