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에바 엘머슨ㅡ
언니!! 전시회 보고 싶은 게 있는데 같이 안 갈래요??
지혜의 제안으로 날이 그렇게도 기가 막히던 10월 8일!!
오랜만에 서울 구경이다.
성균관대 역-11시 출발!!
목적지는 용산 전쟁 기념관
금정까지는 기대하지 말고, 4호선으로 갈아타는 순간 적당한 눈치 게임으로 자리가 있으면 무조건 사수하기로 하였으나 무심하게 빈자리는 일단 하나다. 경로 우대를 받아 일단 조그맣고 앙증맞은 내 발을 먼저 쉬게 하였다.
1시간가량의 지하철 이동 후, 둘 다 처음 방문인 용산 전쟁 기념관을 찾아 기는 길.
국방부에 귀하게 자리하신 어느 양반 덕에 시끌시끌한 시위 소리를 따라가니 맞은편에 전쟁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누군가는 개인적인 문제든, 혹은 진보와 보수의 이념의 소리든 확성기를 통해 나오는 의견이든 소음이든 눈을 하늘로 올리는 순간 그 소리들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그제는 덥더니, 어제는 추워지고, 누군가가 가을을 훔쳐간 듯 날씨가 변덕을 부렸지만, 오늘만큼은 가을이 돌아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멋 좀 부리고 올 걸 하며 전시 입장 전 걸으며 앉으며 사진부터 찍어 본다.
오늘 볼 전시는 스페인 출신의 행복을 그리는 작가 <에바 앨 머슨>의 작품이다.
지혜가 <에바 앨머슨>의 전시를 제안했을 때, 화가의 이름은 생소했으나 그녀의 작품은 눈에 익었다.
그리고, 지혜는 한 마디를 했다.
작품을 보는 순간 내가 떠올랐단다.
그림 속의 화려한 색감과 동글동글한 얼굴에 편안히 웃고 있는 얼굴들이 나와 똑 닮았단다.
인정했고, 고마웠다. 지혜에게 내가 그런 이미지라는 것이.
<에바 엘머슨>, 그녀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다.
일상의 행복, 가족과 함께, 아이와 함께, 소풍을 가고, 낮잠을 자고, 강아지와 함께라서, 옆 자리에 그가 있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행복함을 표현한다. 화려하고 명확하게 다양한 색을 유화로 표현했다. 가끔 다른 분위기를 내고 싶은 때는 캔버스의 소재를 달리 했다.
그녀의 선은 화려한 채색에 대비해 단순하다. 단순한 선덕에 그녀의 그림은 보기에 편하다. 동요를 듣는 것 같다. 추상적인 행복을 표현하는데 단순한 선과 화려한 채색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그녀의 그림을 보는 사람은 누구든 행복함과 따뜻함을 느낄 것이다.
캔버스 안의 그녀는 동그란 얼굴에 알록달록한 꿈을 꾸며 늘 미소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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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천경자 화백의 그림이 생각난다.
두 화가 모두 자신을 투영한 여인을 그렸으나 대비되는 느낌이
조만간 천경자 화백의 그림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