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여사
중학시절 이전을 말하는 어릴 때는 센스 있는 엄마 덕에 아주 예쁜 동네 패셔니스타였다.
지나가면 아줌마들이 다시 한번 돌아보며 하는 말 <어머 옷 너무 예쁘게 입었네>를 우리 엄마도 즐기셨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식욕이라는 복병을 만나며 통통과 뚱뚱의 경계를 허물더니 패션 암흑기를 맞이한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유니폼을 입어서 나의 센스를 뽐낼 수도 그래야 하는 일도 없었으니 다행이었다.
대학시절에는 빈티지에 빠져 동대문 새벽시장을 고속버스로 오고 갈 정도의 열정이 있었으며 깔끔하게 입는 거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맞설 패기도 충분하였다. 아!!! 생각하니 패기는 충분하지 않았나 보다. 그 덕에 아빠 눈을 피해 새벽 등교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 시절 나름의 센스로 친구들 사이에서는 특이한 년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후에 상경하여 서울 생활을 하면서 나의 패션 기는 정점을 찍었으니 두부다이어트의 성공으로 나름 볼륨감 있는 귀염 통통하며 섹시 카리스마 한 옷을 입으며 멋 부리곤 했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의 시절에는 또다시 패션 암흑기에 들어서니 나의 과감함도 사라지고 옷의 편리성만을 추구하게 되어 몇 장 없는 사진마저도 어느 깊숙한 곳에 잠들어있다.
아이가 내 품 안에서 있어야 할 시기를 지나고 나만의 시간도 많아진 몇 년, 난 다시 과감해지고 있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용기는 이십 대의 청춘보다 더 생기는 듯하다.
오늘도 챔피언 벨트로 허리 꽉 조이고 외출하는 나는 옷 잘 입는 입북동 무지개 여사다.
--------화려한 옷 잘 입는 뚱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