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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Sep 26. 2021

발달과업을 이루지 못했을 때 후유증

아직도 뛴다.

에릭슨의 인생 전반에 걸친 ‘자아의 발달’을 배웠을 때, 개인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배웠다.

 “그렇지속도는 달라도 방향만 같으면 된다니까.” 

20대 대학 입학, 50대에 대학 편입과 대학원을 입학하고 졸업하면서 난 내가 왜 계속 놓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나이가 들었어도 마음이 젊은것이라고 생각했다. 젊은것이 아니고 나는 20세에 멈춰 있었던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즉시 대학을 진학하고 배움을 계속했어야 하는데, 대학 불합격한 후 그냥 거기서 직장으로 방향 턴! 대학 낙방에 대한 좌절감을 가진 고졸의 스무 살 마음으로 30, 40, 50대를 살아왔던 것이다. 


일상생활도 나이와 상관없이 현실적인 생활방식이 서툴고 어설픈 생각, 성숙하지 못했다. 그런데 상담을 공부하고 자기 분석을 하면서 내가 늘 어설프고, 침착하지 못했고, 불안했던 정신연령이 20세에 멈춰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야가 넓지 않아 대처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맏이로서 내가 모든 걸 처음 겪어야 했기에 더욱 서툴렀던 게 아닐까. 


어느 교수님이 처음 늙어보니까 너무 서툴고 당황스럽다 “실패는 없고 학습은 있다.”는 말이 가슴이 와닿는다. 이제 나는 발달이론 8단계에서 통합성 vs 절망감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제 나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조금씩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살아있으니까 한잔하는 거지’ 오늘 새벽 일찍 정신 차리고자 진한 커피 한잔을 하는데 교육평가, 상담 결과, 새로 시작하는 분야의 상담에 신경 쓰면서 살아온 지난 10여 년이 아스라이 떠오르며 지난 시간들이 지나간다. 


지금 이 나이에도 뭔가 시작하려고 한다. 각 시기마다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인 발달과업을 이루지 못한 그 후유증인가. 신체적으로 약해진 면은 인정하지만 변화하는 역할에 융통성 있게 대처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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