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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Oct 02. 2021

여섯살의 반란

나도 인격체예요

중학교 3학년 때 무슨 과목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강사로 오신 분이 우리를 지칭할 때 '당신들'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여러분'이 아니었다. 그 당시 너무 낯설었는데 후에 듣기에 대학 강사라고 했다. 그때 묘한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하는 대상을 많이 벗어나지 못한다. 하물며 가족 중 6살 아들이라도 중학생 대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은 아들에게 하는 말투, 행동이 중학생에게 하듯이 한다.


예전에는 미운 7살, 요즘 미운 다섯 살이라고 한다. 최근에 6살의 자아 정체성이 발달되어선 지 엄마가 '아들과 아빠와의 갈등? 을 견디지 못해 상담을 신청한다. 아들의 분노조절을 어떻게 대처했으면 좋은가! 아들이 자기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면, ㅡ자기표현을 못 하고 불이익을 받고 살아온 엄마들이 열심히 '표현법'을 가르친다ㅡ 고집으로  느낀 당황한 아빠들은 자랄 때 아버지들이 자신에게 했던 방법으로 윽박지르거나 때리거나 소리 지르는 방법으로 제어한다. 아들과 남편의 툭탁거림과 찡찡거리는 아들의 소리, 주눅 들고 위축된 아들을 보는 엄마들은 어른답지 못한 남편의 행동을  보며 속상하고  속이 터진다. 남편과의 갈등도 높아지나 좋은 아빠와 좋은 엄마는 '모든 부모들의 로망'이다.


6살 아들과 관계 개선은 아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같이 하고, 그 이름도 알며(생각보다 많지 않다), 잘 놀아주는 아빠. 공룡 놀이같이 했다고 종이로 만든 훈장도 가슴에 달아준다. 잠결에 우는 아들의 머리를 때린 아빠도 사이가 좋아지니까 ' 앗! 아들 미안해' 다음 날 사과하니까 머리를 가리키며 '아빠가 요기 때렸지, 그래도 용서해 줄게' '고마워.'

아들이 울면 보기 싫어서 화내던 아버지, 어려서 울면 아버지는 나를 밖으로 끌어내라고 하셨다. 내가 왜 아들 우는 게 싫었을까.  어릴 때 아버지에게 혼나던 잔상이 남아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아들은 비염 때문에 코가 막혀서 답답해서 울었던 것이다. 아빠 본인이 비염이었는데 아들이 답답하다고 울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아들에게 어느 순간 느낀 짠함. 그게 사랑의 시작. 아들 우선으로 조금씩 아빠의 생활이 바뀐다. 아들이 너무 활동적이라 엄마가 감당을 못하면 아빠는 아들을 미워하기도 한다. 그것 또한 아들과의 갈등이 되기도 한다. 남편이 아내 때문에 아들을 질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아들때문에 뒷순서로 밀려나 관심이 멀어진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여섯살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봐 달라하고 질문이 많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귀찮고 힘든 부분이다. 동생하고 노는 시간은 짧다. 호기심으로 오빠 물건을 건드리는 동생을 꿀밤 주거나 밀거나 하고 싸운다. 유치원에서 애들에게 폭력을 배워 집에서 예민해졌다. 감정 콘트롤이 안 되어 동생을 밀거나 ‘하지마’ 하고 소리 지른다. 아이들은 관심받고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야단칠 때 ‘하지마’,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지’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아이들이 자랄 때 규범원리, 원칙적으로 키운다. 요즘 부모들은 TV는 없고 영상은 안보게 한다. 장난감, 종이접기등으로 같이 시간을 보낸다. 눈을 안 마주친다는 아이들과 감정교류가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로 스킨십을 하고 있는지. 아이들이 집에서 부모는 통제가 심하고 유치원에서 친구들은 폭력을 행하는 가운데 억울함이 많아 소리지르고 동생도 밀치는 상황이 주로 발생 한다.



그러나 한편의 6살은 엄마가 싫어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아니하고, 아빠보다는 엄마를 좋아한다. 6살은 어리다 싶지만 엄마가 아빠에게 자주 하는 '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걱정해'라는 말로 부모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딸이 6살 때 어떤 아줌마가 묻는 말에 또박또박 대답을 잘하니까 '아유 똑똑하네~유치원 다니나 보다.' '아뇨. 울 엄마가 유치원 안 보내줘요' 그리고 며칠 후 딸은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다. 6살은 만만치 않은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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