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의 친구들이 세배를 온다 해서 교회 갔다 온 1시부터 남편과 집청소를 시작했다. 예전에 교회 목사님이 대심방하면 했던 대청소 느낌. 오랜만이다. 일단 6명이 모이기 때문에 넓게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남편은 커피포트 등 가구들을 닦고, 나는 식탁 위를 회를 먹을 수 있도록 세팅을 하였다. 반찬들을 작게 나누어 놓고 빼먹을까 봐 종이에 적어놓고 꺼내 놓았다. 다행히 회를 파는 데가 있어서 사온 시간이 6시 가까이 되었다.
작은 딸까지 모여 서로 오랜만이라는 반가움에 인사를 격하게 나누고, 사온 회를 먼저 먹고 그리고 딸 친구들이 사 온 소고기를 구웠다. 어제 가족외식에서 먹었기에 소고기가 욕심나지 않고, 점심을 떡국으로 먹고 기다렸기에 배고픔도 없었다. 내가 같이 안 먹고 굽기만 하니까 미안해했다. 먹어보니 고기가 몹시 연했다. 어제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았다. 딸친구들은 스스로 사온 고기에 만족해했다. '맛있고 연하다'라고~
원샷으로 딸 친구들이 '청바지'를 외치니 남편이 무엇이냐에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라고 하니, 다른 세계를 대한 듯 처음 듣는 남편은 젊음에 속한 것에 너무 신나고 좋아하였다. 딸친구들과 이렇게 "짠'하고 먹은 기억은 없었기에~. 회를 좋아하는 남편은 아주 신나 했고, 나를 배려하며 산 멍게는 오랜만에 맛있었다.
두 시간여를 웃고 즐기고 남편은 소주와 청하로, 그리고 딸들은 레드와 화이트 와인 두병을 끝내고, 내가 준 레드향과 LA갈비를 쇼핑백에 넣어서 주니 미안해했다. 혼자 독립한 딸친구도, 엄마, 오빠랑 사는 딸친구도 갖고 가서 맛있게 먹기를 바랐다. 사 온 소고기는 본인들이 더 많이 먹고, 내가 다 낫지 않은 발이라 죄송하다면서 '눈치 없는 효도'였다고 다음번에는 '밖에서 모시겠다'라고 몇 번씩 말했다.
마무리는 세배로 친구들과 딸 둘이 따로 했는데, 준비한 세뱃돈을 받고 즐거워했다. 딸친구들은 10만 원씩, 두 딸들은 5만 원씩 주었다. 눈치채지 않게 횡단보도까지 뒤에서 따라가서 가는 것을 보고 온 남편은 '잘 갔어~'(따라온다고 뭐라 할까 봐) 작은 딸은 설거지하고, 우리 부부는 뒷마무리 하고 방으로 들어와서 기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