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24년 10월
가벼운 발끝 저림으로 시작해
단 5일 만에 갑작스럽게 하지마비 상태가 되어 주저앉았습니다.
척수에 염증이 생겼답니다.
왜 생겼는지 이유는 모르겠대요.
단순 염증 때문에 갑자기 못 걷는 게 말이 되는지?
척수에는 감각과 운동신경 다발이 모여있는데
여기에 염증이 생긴 거라
뇌에서 하반신으로 신호가 가지 못하고
하반신에서 뇌로도 신호가 가지 못한다 합니다.
그래서 못 걷게 된 거래요.
염증이 다 나으면 걸을 수 있는지?
모르겠답니다.
신경이 염증으로 손상된 거라
다른 곳에 염증이 난 거랑 예후가 다르대요.
걷는 경우도 있고
못 걷는 경우도 있답니다.
저는 그렇게 만 33살에 나이에
휠체어와 남편 없이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1편에서와 같이 2편에서도
갑작스러운 하반신 장애와의 불편한 동행 과정을 풀어가 보려고 합니다.
2024년 11월 18일(월) 3시 30분
다시 재활치료를 시작하기 위해 재입원하는 날이다.
잠시였지만 즐거웠던 우리 집을 뒤로한 채
휠체어에 타고 돌돌돌 복도를 지나간다.
엘리베이터에서 아무도 안 만나길 기원하지만
좁은 엘리베이터로 이웃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아이고 어떡해..."
동정을 뒤로하고
남편의 도움을 받아 차에 탑승한다.
다시 도착한 E 대학병원
입원창구를 찾아간다.
입원수속은 초스피드로 이뤄진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입원 안내서와 함께 팔찌를 건네준다.
팔찌를 차고 배정받은 병실로 올라간다.
이번에도 10층 신경과 병실로 배정!
나는 재활의학과로 입원했지만 신경과의 병동을 쓴다.
E 대학병원에는 별도의 재활의학과 병동이 없다고 한다.
신경과, 호흡기내과 등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이 입원하는 병동의 병실을 같이 쓴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병원 내에도 파워게임이 존재했다.
재활의학과는 상대적으로 수익 창출이 많은 과는 아니라고 한다.
약간 병원에서 환자의 복지를 위해 운영하는 느낌...?
정형외과 같은 곳에서 수술 한번 하면
환자 한 명당 천만 원씩 버는데
재활의학과는 수가가 낮아
환자 한 명당 몇십 만원씩 근근이 벌어 누적한단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가 되는 만큼
재활치료가 더욱 활성화되고 주목받아야 하는데 라는 사념을 뒤로한 채
내 새로운 보금자리, 병실로 들어간다.
"어? 안녕하세요!"
내 맞은편 침대에 익숙한 이웃이 보인다.
전 입원주기에 2주 정도 함께한
교통사고 엄마 - 간병인 아줌마이다.
※ 시즌1 19화 조금씩 보이는 재활의 성과 편 참고
속으로 나이스를 외치며 반갑게 인사한다.
3인실 병실에서
나와, 이웃 1명이 정상이니
나머지 이웃 1명만 잘 만나면 된다.
진상 이웃을 만날 확률 급감!!
이번 입원주기
제법 잘 풀릴 것 같은데?
기대감을 품으며 짐을 풀고
내일의 재활을 기대하며 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