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병실에서의 아침은 여전히 정신없다.
오전 5시, 혈압과 체온을 잰다.
오전 5시 30분, 혈당을 잰다.
오전 6시 40분, 식전약을 먹는다.
오전 7시 10분, 식사가 나온다.
오전 7시 40분, 스테로이드를 먹는다.
나의 경우 척수에 염증을 잡는 게 최우선이라
5일간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정맥주사로 맞아 염증을 강하게 잠재우고
그 이후엔 경구 스테로이드를 먹어 염증을 통제한다고 했다.
초기 5일간 메치솔 500mg
그 이후 소론도정을 처방받았다.
1주 차 60mg (5mg*12개)
2주 차 50mg (5mg*10개)
3주 차 40mg (5mg*8개)
4주 차 30mg (5mg*6개)
그리고 지금
5주 차 20mg (5mg*4개)
어느새 소론도정(스테로이드)이 꽤 많이 줄었다.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는 치료 후 한 번에 끊으면
리바운드 현상이 크게 일어난다고 한다.
잠재웠던 염증이 다시 생길 수 있다고...!
그래서 나처럼 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치료효과만큼
강력한 리바운드 및 부작용으로도 유명하다.
스테로이드는 오래전부터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에 사용된 약제이다.
초기에 신속하게 증상을 개선시키지만, 장기간 투여 시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둥근달 모양의 얼굴, 혈당증가, 체중증가, 여드름, 소화불량 및 궤양, 당뇨, 고혈압, 녹내장, 백내장, 골다공증, 감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나는 럭키하게도 큰 부작용을 겪진 않았다.
입덧의 영향인지 입맛이 뚝 떨어져
오히려 체중은 3kg 정도 줄었다.
속 쓰림도 크지 않았고
시력 저하 등이 있지도 않았다.
다만 피부가 많이 얇아졌다.
혈관이 갑자기 잘 보이기 시작했다.
원래 피부가 검은 편이라
혈관을 보기가 힘들었었는데
내겐 조금 신기한 현상이었다.
또, 멍이 잘 들기 시작했다.
감각이 없으니 여기저기 잘 부딪혔고, 세게 부딪히든 약하게 부딪히든 어딘가 쿵 할 때마다 멍이 들었다.
그리고 발이 퉁퉁 부었다.
이건 스테로이드 부작용인지 모르겠다.
하지에 마비가 온 환자들이 발이 많이 붓는단다.
그래도 이 정도면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매우 부드럽게 지나가고 있는 편이라고 한다.
감사한 마음을 품으며 다시 한번 재활을 위해 힘내본다.
다람쥐, 쳇바퀴 돌려보자!
오전 9시
재활치료실로 내려가니 시간표를 나눠준다.
다행히 스케줄&선생님은 그대로이다!
(오전)
09:00~09:30 작업치료 (별쌤)
09:30~10:00 운동치료 (정쌤)
10:00~10:30 기구치료 (실내자전거)
(오후)
14:00~14:30 운동치료 (광쌤)
14:30~15:00 작업치료 (빈쌤)
15:00~15:30 기구치료 (실내자전거)
치료사님들에게 집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조잘조잘 얘기한다.
1. 소파가 낮아 앉았다 일어나는 게 버겁다.
2. 화장실 문턱을 넘는 게 힘들다.
3. 걸을 때 발이 미끄러진다.
으악! 치료가 강화되었다.
발목의 힘과 허벅지의 힘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란다.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오늘의 재활운동을 열심히 수행한다.
2024년 11월 20일(수)
1편에서 잠시 이야기했지만
나는 직장인으로 현재 병가를 내고 쉬고 있는데
※ 시즌1 18화 병가, 제가 한번 내 볼게요 편 참고
너무 갑작스레 병상에 누웠다 보니
회사 병가 규정을 잘 찾아보지 못했고
월급이 얼마나 나올지 잘 모르는 상태이다.
지난달에는 연차를 소진 중이었어서
※ 병가는 연차를 모두 소진하고 쓸 수 있음
월급이 100% 나왔었는데...
과연 이번 달에는 어떨 것인가?
월급이 나올 것인가 말 것인가!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시간은 흘러 흘러 오후 1시
또로롱
은행 어플에서 알람이 울린다.
"자기야~!!! 월급 다 나왔어!"
남편의 팔을 통통통 때린다.
오랜만에 신나게 오홍홍 웃는다.
애사심이 올라간다.
페이퍼 워크에 미친 회사면 어떤가!
사랑합니다~ OO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