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르테나 Oct 05. 2016

지난달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내가 직장을 때려친 진짜 이유는...

  많은 직장인들의 꿈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꿈인 이유는 그만큼 누구나 하고 싶지만 못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먹고 살 일이 걱정인 월급쟁이는 월급통장을 스치듯  빠져나갈 카드값이며 매달 내야 할 보험료만 해도 만만한 금액이 아니기에 아무리 직장에 불만이 있더라도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짤리지 않게 조심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둔다는 건 다른 조건 좋은 곳으로 직장을 옮겨 가는 것이거나 생계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삶에 여유가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다른 동료로부터 부러움을 받는다.


 나 역시도 그랬다.

비밀리에 진행됐던 나의 퇴사로 누구는 서운해하고, 아쉬워했지만, 누구는 "그만둘 수 있다는 게 부럽다"며 질투의 농담을 던지며 까칠하게 굴기도 했다. 하지만 난 신경 쓰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는 마당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솔직히 나는 아이들에게 독서토론논술을 가르쳤던 내 일을 좋아했다! 딱! 적성에 맞았다!  나는 아이들이랑 책 이야기하면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세상 이야기하며 지혜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조금씩 생각을 키워가는 아이들의 대답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고, 나 스스로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 만큼 실적도 좋아서 학부모들 사이에선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고, 회사에선 인정받으며  꽤 든든한 입지를 다지면서 일했다.  나의 퇴사가  동료들에게 충격이 될 걸 알기에 나의 퇴사 프로젝트는 비밀리에 진행되었고, 인수인계도 깔끔하게, 송별회에 작은 선물들까지 교환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남들은 이제 노후준비를 해야 하나 싶은 시기에, 인정받고 잘 다니던 직장을 왜 때려쳤냐?' 고...

 언제나 힘든 일에 비해 부족하게 느껴지는 월급에 대한 불만 때문에? 현장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본사의 어이없는 행태에 염증을 느껴서? 아니면, 인문학적 토대에 입각한 나의 교육관에 반하여, 입시위주로 흘러가는 회사 교육  방침에 대한 불만 때문인가?

 하지만 그것은 핵심이 아니었다!

그런 이유들은 나의 결정을 앞당겨주는, 시기 선택의 계기가 됐을 뿐이었다.


  첫 번 째, 근본적인 원인은 나의 내면적 공허함이었다.

행복했던 일들이 점점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재미있던 일들이 재미없어졌다. 보람도, 의미도 다 부질없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러면서, 나의 고질병인 알 수 없는 그리움과 우울함이 찾아왔다! 아마도 지난 8년간 열심히 일하면서, 나는 '나 '를 잃어가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나답게 행동하지 못하는 것! 나 스스로에게 불만족스러웠던  일들! 지금처럼 여유를 가지고,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고, 공감을 나누는 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나를 점점 공허하고 행복하지 않게 만들어 갔던 것이다.


  두 번 째는, 앞으로 길지 않을 내 인생의 시간을 스스로 행복하고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였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읽은 적이다."직업이란 내 인생의 1/3의 시간을 지불해서 돈을 버는 일이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직업을 선택할 때, 좋아하지 않더라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을 고려한다. 그리고, 그렇게 번 돈으로 나머지 시간에 행복한 여가를 보내면 된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위의 말처럼 직업이 우리  인생의 1/3의 시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자고, 먹고, 싸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우리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은 온통 직업의 시간일 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시간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을 못 한다고 하는 것 아닌가? 결국, 직업은, 스스로 어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래서 직업이 그 사람의 꿈을 말하는 것이고, 직업이 그 사람의 가치관을 만들며,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가진 직업이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내게 금전적인 이득을 줄 수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면, 더 이상 그 직업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보람과 의미, 행복의 가치를 찾을 수 없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시간과 행복을 팔아 돈을 남기는 허무한 일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비록 모아둔 돈도 많지 않고, 더 좋은 환경의 직장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직장을 그만뒀다! 내 꿈과 나다움을 찾는다는 것이, 많은 현실적 고통으로 나를 공격해 올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타인의 인생이 아니라 내 인생이기에, 길지도 않은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허무함 속에  더 이상 방치해 둘 수는 없었다. 인생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행복을 벌기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직장을 그만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