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을 가장 많이 그만두는 시기는 한 달, 세 달, 여섯 달, 일 년이라고 한다. 어느덧 한 달이 된 나는 갑자기 기운이 없어졌다. 지금까지는 힘들긴 해도 열심히 하려는 열정이 있었는데 오늘은 축 처진 솜처럼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 간에 날마다 체육관을 나가는 중이고 오늘도 해야 할 분량을 채우고 왔다.
추측하건대 늘지 않는 실력과 빠지지 않는 체중 때문인 것 같다. 즉 발전하지 않는 모습에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무기력으로 전이된 것이다.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욕심 때문인 것 같다. 솔직히 체력도 많이 좋아졌고, 근육도 생기고, 실력도 늘었는데 노력한 기간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다. 욕심 그만 부리고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또 성장해 있을 거니까 부상 없이 운동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