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나리오 작가였다. 한때.
그러면 당신들은 나에게 물을 것이다.
무슨 작품을 썼냐고.
“없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쓰긴 썼는데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단 하나도 없단 소리다.
그렇게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일에 나는 실패했다.
엄청 좋아한 일이었고 미치도록 되고 싶었던 직업이었다.
그래도 내 간절함과는 달리 실패했다.
너무 간절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실패를 실패라 말하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
아직 나의 도전이 끝나지 않은 척하면서 미련하게 십여 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십오 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나를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실패한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이 글은 한 때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었던 인간의 실패담이자 간절한 마음을 오랜 시간 품었던 청춘의 시간 속 어떤 오류에 대한 철 지난 반성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