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밤

잉크는 줄 기미를 보이잖고 나는 부끄럽다

by Dichterin 여자시인


부끄러운 밤



성실할 것을,

종이와 펜과 함께 하는 순간을

성실하게 임할 것을

나는 다짐했다


다짐은 성실하지를 못하여

종이와 펜은 잊혀져가고

다짐은 사라져버러

나는 쓸쓸하다


보라색 잉크병 속

찰랑거리는 잉크가

줄지를 않는다

쓰지 않아서

자꾸만 쓸 생각을 않아서


생각이 넘쳐나는데

생각을 써 내지 않아서

성실하지 않아서

나는 부끄럽다



Untitled_Artwork 8.png 내 오래된 펠리칸 잉크병 속 검보라색 잉크는 좀체 줄지를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