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 묻히고 배 깔고 쓰며 살고 싶어서, 우린 달라서 미안해.
서로 너무 다른 세계가 그 두 세계가
생각한 것보다 더 달라서
나는 마음을 어디에 둘 지를 몰라서
뒷짐만 지고서 이리저리 서성이다가
뒷짐 진 손을 풀고 턱을 괴어 생각하다가
커다란 자루 하나에 짐을 챙겨서
서로 다른 세계들을 등지고서
도망을 계획하였다
자루에 내가 나를 구겨 넣고
냅다
어느 강이든 바다이든
한 복판에 눈 질끈 감고 던져버리고 싶었다
투척을 꾀하였다
아니다 아니야
나는 시도 쓰고 싶고
글 지으면서
손톱 주변에 잉크 얼룩 묻혀가면서
마루에 배 붙이고서 쓰면서 쓰면서
그렇게 그런 세계를 쓰면서 살고 싶다
도망가기에도 던져버리기에도
쓰고 싶어 아까워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