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기분, 손바닥의 위로

가르랑거리다가 동그랗게 등을 말은 고양이와 잠들고 싶다.

by Dichterin 여자시인

고양이의 기분, 손바닥의 위로



나는 고양이처럼 소파 위에 몸을 말고 앉었다

여자에게 반쯤 몸을 기대앉아 등짝을 들이밀었다

쓰다듬받고 싶었는데 만져달라고 들이밀었다

여자는 두어 번 내 둥글게 만 등을 쓸어내리다가

팔을 뻗어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고양이가 주인에게 그러듯이

이마를 여자의 가슴팍에 대고 비비적대었다


고양이가 되고 싶은 어느 날 밤이었는데

나는 여자의 품에 기어들어가서

여자의 고양이가 되어버렸다

그 쓰다듬어짐의 온도를

그 손바닥의 감촉을

나는 고양이처럼 떨면서

조용히 울면서

등에 아로새겼다




꼬리를 살랑 살랑 거리다가 빙그르르 도는 척 하면서 품 속으로 파고들고 싶다. 날 좀 쓰다듬어 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