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하게 젖은 눈이 물을 머금고 눈에 내려앉아 흐르는 것
물기 많은 눈이 내린다
물이 묻은 눈은 쌓일 새 없이
내려앉기가 무섭게 사라졌다
눈은 이제 도로 비가 되어 창을 치고 지나간다
아까는 조용히 눈이 침묵하는 밤을 노크했는데
이제는 성에 낀 창문을 굵어진 빗방울이 노크한다
모처럼 다시 나는 시를 쓰는데
밤은 이미 눈을 쓰고
눈은 또 밤의 침묵을 쓰고
침묵은 고개를 들어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별은 가려 모습을 감추고
나는 시를 쓰다 말고 별을 그리워하고
내 시는 별이 되어
밤 속에 자리를 펴고
침묵하는 소리를
눈을
눈 섞인 비를
비가 되고 싶은 눈을
한 알씩
한 점씩
붙여나간다
물기 어린 눈이 눈을 보고 말한다
물 묻은 눈은 젖은 눈을 만지고 지나간다
지나가기가 무섭게
얼어버린
눈
물눈
거기에 섞인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