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6
“이 컵 사용 안한지 오래됐어, 버려. 이것도 버리고-”
“.......”
“아, 또 목이 늘어났네? 얼마 입지도 않았구만.. 이것도 버려-”
“아직 멀쩡한데..”
“그대 눈엔 이게 멀쩡해 보여?”
“살짝 늘어났을 뿐, 외출복도 아니고 막 입는 티인데 그냥 더 입지?”
“......”
“남들은 이 정도면 외출복으로도 입는다.”
“오, 지금 남이랑 비교? 나도 함 비교질 해드려?”
“어데요- 버립죠. 네- 버려야죠.”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조금만’ 흠이 생겨도
버리라 외치시는 그대님.
‘조금만’ 더 쓰고,
‘조금만’ 더 입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말이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조금만’ 더 집안에 둔다면
나갔던 복(福)도
다시 들어오지 않을까요?
“진짜 이상하네. 몇 번 입지도 않았는데 금세 이 지경이니.. 이 브랜드는 다신 안 사야겠다.”
“죄 없는 옷한테 뭔- 그대 머리 크기나 좀 생각하세요. 지금껏 견뎌준 것만 해도..”
“......”
“뭘 또 째려보고 그러실까나.”
“아, 맞다. 접때 니뇨니 몇 번 입었었지? 이야, 머리 크기를 생각 못했네. 엔간히 커야..”
‘조금만’ 되로 줬으니
‘조금만’ 말로 주실 것이지.. (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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