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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Dec 21. 2018

<삼삼한 이야기>그 210번째 단추

BOX

1. BOX 


이사는 내가 지낼 상자를 찾아다니는 일. 서울살이는 상자살이다. 

괜찮은 상자를 찾아서 청량리로 이사했다. 

상자 안에서 지내면서 필요한 물건을 또 작은 상자에 담고 옮겼다. 

서랍장, 책상, 수납장 등을 배치하고 짐을 풀면 비로소 내 방이라는 상자가 만들어진다.  


2. 스케치BOOK 

내가 사랑하는 상자, 책. 

원래는 글이 있는 책이 좋은데, 요즘은 아무 글도 없는 스케치북이 좋아졌다.  

하루의 끝에서 상자에 누워서 잠이 안 올 때, 그림을 그린다.  

흰 워드 바탕에 글을 채우는 일과 흰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넣는 일은 별반 다르지 않아보인다. 

내 머릿 속 잡념들을 글로 풀어내는 대신 그림을 그린다. 


상상이 실현되면 얼마나 좋을까. 


3. ROOM 


거울이 크게 달려있는 낯선 상자에 들어가 무용 연습을 한다. 배운지 두달쯤 지난 거 같다. 

무용이라기엔 아직 이상한 몸짓뿐이라 구르고 걷고 뛰고 점프한다고 말해야 정확할 것 같다.  


올해도 내년도 

나라는 박스를 계속 채우고 싶을 뿐이다. 머리부터 가슴 속까지.  

BOX&FOX


P.S 연말정산은 고마움 정산이다.


두 가지 인사, 

하나는 훌쩍 지나가버린 시간에게, 

하나는 내 곁에 머무른 사람에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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