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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Mar 29. 2017

<삼삼한 이야기>그 70번째 단추

글 세 개 줍기 


말 없이 글을 던지고 가는 사람들.

감사히 받겠습니다. 



#1. 


별똥    

              정지용(鄭芝溶)

별똥 떠러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1930. 10. 《學生》2권 9호)



#2.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행복」, 문예 초하호, 1953



#3. 


혜은언니 정신차리고 똑바로 사세요. 홧팅 :)


이쁜 동생 안아주고 오는 길. 

장난스레 쓴 글에 체했던 속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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