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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May 05. 2017

<삼삼한 이야기>그 95번째 단추

세 가지 면,면,면

예술이 자유가 될 때.


#1. 정면 ; 똑바로 마주 보이는 면

사각의 종이에 갇힌 작품들을 마주 보았다.

실은 가까이 보기에 강렬한 작품들이 많아서 몇 발자국 도망쳐서 엿보았다.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초현실주의자들의 비틀린 욕망은 뜨거웠다.

이길 수 없는 자연과 싸우기 위해서 현실을 외면했을까.

이집트에서 가득 이고 온 주체못할 감정들이 흘러넘친다.

풀 한포기도 간절해보였고 터프하게 갈긴 그림은 절망을 외친다.   

사후세계와 가깝게 살았던 민족은 화면 가득 허무와 죽음, 자연의 위압감을 담는다.  

어떤 그림도 평화롭지 않았으며 뜨거울 뿐이었다. 큰 눈망울을 지닌 사람들은 쓸쓸함을 노래하고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조차 순수의 무기를 장착한 피곤한 개인으로 보일 뿐이었다.

화려함에 감춰진 지친 사람들이 그려져 맘이 아팠다.

이 캔버스 앞에서, 화가는 또 얼마나 많은 현실의 정면들을 마주했을지.  

언제나 캔버스를 이기지 못하고 전시관을 나온다.  



#2. 측면 ; 앞뒤에 대하여 왼쪽이나 오른쪽의 면

측면은 주로 남들에게 보이는 면이다.

의도치 않게 보여주기도 하고 또 훔쳐보기도 하는 면.  

꾸미기 쉬운 정면보다는 솔직한 매력이 있다.

옆에서 보면 귀에 있는 점이나 광대의 높이같이 앞에서 볼 수 없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리고 측면의 모습까지 완성되어야 완전한 조형물을 이해할 수 있다.

이집트식으로 그려진 어색한 옆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람보다는 신, 그리고 영원을 꿈꾸던 사람들이 제 2의 새로운 얼굴을 탄생시킨다.  




#3. 이면 ; 뒷면. 겉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작가는 하고많은 면들 중에 이면을 좇는 사람이다.

잘난 개인 보다 못난 우리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  

그림 하나에 얼마나 많은 속사정을 감췄을지를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이집트의 모난 현실을 구겨 붓질을 했으니 캔버스 뒤로 기나긴 고독의 그림자가 달려있을 것이다.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예술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


나의 시선, 자유로 가는 길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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