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을 기억한다.
아이들이 온 날을 나는 기억한다. 부끄럽게도 두 날 모두 나는 어딘가 비장했다. 하지만 그건 딱히 임신을 원해서라기보다는 삶의 다음 단계에 대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관계가 끝나면 모든 동물은 허무함을 느낀다고 한다. 딱히 부정하진 않지만 아이들이 온 두 번의 밤에, 나는 꽉찬 것도 텅빈 것도 아닌 묘한 일체감 내지는 만족감을 느꼈다. 몸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 믿을 수 없는 큰 힘이 세상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듯 한 없이 쪼그라들면서 어떤 것을 희망했던 것 같다.
'왠지 아기가 생길 것 같아'
라는 느낌은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을 확인할 때까지 남편에게 털어놓지 않았다. 그래야 가능성이라는 것이 단단한 실제가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아이들이 왔다. 복덩이라는 이름으로 온 큰 아이는 올해로 5살,기쁨이라는 이름으로 온 작은 아이는 2살이다. 남편과 나.그리고 두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