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웃어 넘길 범위의 사이즈.
주말 오전에는 미술 레슨을 한다. 그래서 집을 비운 두 세시간의 육아는 아빠의 몫인지 오래됐다.
지난 주였나, 레슨 후 돌아온 내게 남편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큰 아이가 그러더라는 것.
"아빠, 엄마가 엄마 없을 때 엄마 보고 싶으면 치즈 먹으면 엄마 생각 난다고 했어."
귀엽게 여긴 남편이 모르는 척 치즈 한 장을 꺼내주었더니 다 먹고는 또,
"어 그런데 엄마 생각이 안나네. 엄마가 하나 먹고 안 떠오르면 하나 더 먹으면 날거라고 했는데......"
이에 남편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단다.
"허복덩이. 너 뻥치지마"
그랬더니 요녀석 흐흐흐 웃더라는.
잔머리 굴릴 줄도 알고 많이 컸다.
다행히 아직은 웃어 넘길 사이즈다.
알고도 모른 척 해야할 일이 앞으로 얼마나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