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묵침용 寡默沈容

<한여름 단상>

by 디딤돌

'수행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기도와 침묵이다' 그 순간 경지에 이르거나 영성이 영글기 때문이다. 가히 입 털기 전성시대다. 누구나 쉼 없이 지껄인다. 돈이나 존재감으로 연결되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탈무드에서는 말했다. "물고기는 입으로 낚인다. 사람도 입으로 낚인다."


무조건 말을 자제하라고 하는 게 아닐 것이다. 하나마나한 쓸데없는 소리 삼가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이 소란스러울수록 살아남을 수 있는 방편은, 보다 더 시끄럽게 하는 능력뿐인 듯하다. 입에 성능 좋은 모터를 얹은 모양새가 떠오른다.


하지만 원만한 흐름을 위해 쉼은 언제나 중요하다. 실컷 떠들어 댔으면 좀 쉬었다 다시 하기 바란다! 듣는 이 피곤하다. '과묵함의 빛'이 바랜 지 오래지만 그래도 입을 다무는 게 좋을 때가 많다. 요즘처럼 정신 사나울 때는 한 발 물러서서 관망하는 여유를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들린다고 다 들을 필요는 없다"는 그럴싸한 처방을 받긴 했으나, 수행이 부족해 그래도 들리는 걸 어떡하나. 일부러 귀머거리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무 생각 없이 울어대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라리 목청이 더 높은 매미소리를 벗하고 싶다.


말을 많이 하면 뇌가 울리고 띵하다. 어떻게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매미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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