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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놈, 놈

<3>

by 디딤돌
(출처 네이버)


요즘 유행하는 말인데 우리말로는 진상, 외국어로는 빌런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할 가치마저 없어 면전에 대놓고 얘기하지 않은 것일 뿐인데, 본인을 지칭한 것인지 조차 모르고 자신의 행위가 떳떳 한양 오히려 당당하게 구는 경우가 있다. 그걸 보며 배우고 자라는 그들의 자식은 말해 무엇하리.


무균사회 구현이 불가능한 줄은 알지만 우리 사회의 앞날이 걱정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 몸속 장에서 유익균보다 유해균의 비율이 높으면 탈이 나듯이, 우리 사회도 선량한 사람들 보다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점점 느는 것 같아 찜찜하다. 이들로 인해 배려가 실종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언론에 오르내릴 정도의 사건과 누구나 이미 아는 내용은 가급적 제외하고 최근 필자의 눈에 띈 불편한 사례들을 열거해 보겠다. 혹시 독자 여러분도 목격했던 신박한 사례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모두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사실은 큰 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01. 아파트 비상통로를 자신의 별도 야외창고쯤으로 생각하고 잡동사니를 적재하는 행동

02. 바로 뒤따르는 사람이 있는데 배려 없이 공동현관문을 부서져라 닫는 행동

03. 좁은 산책로 중앙에 서서 큰소리로 통화하며 원활한 통행을 방해하는 행동

04. 인간이 먹을만한 양이 못 되는 야생동물 먹이(도토리, 밤 등)를 탐내서 다람쥐, 청설모와 다투는 행동

05. 조금 떨어진 곳에선 조용하다가 꼭 스치는 순간에 일부러 기침하거나 큰 숨을 내쉬는 버릇

06. 집 밖은 온통 쓰레기통인 양 스치고만 지나가도 온갖 오물을 남기는 버릇

07. 길고양이 물그릇과 밥그릇을 축구공으로 착각하고 이리저리 발로 차대는 이상 행동

08. 주위를 쓱 둘러본 다음 사람이 없다 싶으면 반려견 배설물을 보행로 정중앙에 방치하는 양심 불량

09. 공짜라면 사족을 못쓰면서 무전취식이 가능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철면피

10. 자신의 행동에 대한 과오는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목소리만 큰 경우

11. 머리에는 든 것이 없어 가벼운 것 같은데 소신이 너무 강한 경우

12. 마땅한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선심이라도 쓰는 양 반말이 생활화되어 있고 거드름 피우는 행동

13. 휴대폰만 쳐다보느라 주위는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바쁜 뒷사람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

14. 자신의 분비물(침, 콧물)을 적절한 장소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아무 데서나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얼뜨기

15. 경건한 장소에서 누가 누가 목소리 크나 경연대회라도 여는 것처럼 고성방가를 일삼는 사람 등등.......


좋은 놈 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고 상대를 배려하면 이상한 놈이나 나쁜 놈은 면 할 수 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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