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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불용설 (用不用說)

< 3 >

by 디딤돌
(출처 네이버)

라마르크처럼 거창한 이론을 소개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껍데기 지식을 변주하여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운동 관련이다.


나이가 들어도 근육 관리가 필요하다 하면서 큰아이가 안방 출입문에 턱걸이를 할 수 있도록 탈착식 봉을 설치해 주었다. 처음에는 본체만체하다가 아무도 없으면 매달리곤 했다. 정말 처음에는 단 한차례도 할 수 없었다. 오기가 생겨 계속하여 시도했고 5개월 정도 시간이 흐르니까 1회에 5-6 개 정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이 쳐다보면 없던 힘이 솟구쳐 한두 개는 더할 수 있다. 문제는 조금만 게을리하면 금방 티가 난다.


스쿼트는 정확한 자세로 천천히 해야 효과가 있는데 실행 횟수에만 관심이 가다 보니 제대로 된 운동이 되지 않는다. 이 운동이 주는 효능의 절반은 날려버리는 셈이다. 횟수를 의식하는 심리는 운동효과보다 '그래 내가 이 정도 횟수는 할 수 있는 사람이야' 하는 과시에 비중을 실어서 그렇다. 명심하자! 만족감은 나쁠 게 없으나 근육발달과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 허벅지에 자극이 충분히 전해 지도록 최대한 서서히 몸을 일으키자.


팔 굽혀 펴기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연습이 불규칙하면 현저하게 기량이 줄어든다. 여러 자세를 시도해 보았으나 나의 경우는 허리 부분을 가급적 높이 쳐들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할 때 팔과 뱃살 부분에 가장 큰 자극이 느껴졌다. 자신의 몸에 맞는 방법을 찾되 어떤 장소에서나 수시로 실천하길 권한다. 업무효율도 오르고 건강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부, 일, 운동 모두 꾸준함만이 답이라고 믿는다.


두뇌활동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다양한 책이나 각종 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하지 않으면 머리가 굳는다고들 얘기한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책을 가까이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읽으려 노력 중이다. 뇌의 조기 퇴화를 방지하고자 함이다.


물건도 사용하지 않으면 삭고 녹는다.


기회가 없거나 아까워서 애지중지하던 물건을 어느 날 꺼내어 자세히 보면 망가져 있는 경우가 많다. 손 떼가 필요한 것이다. ‘보유는 최소로 하고 활용은 최대로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귀하게 여긴다면 자주 애용하는 것이 좋다. 내 주위의 소중 한 것들을 "비싼 쓰레기"로 방치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신체기관도 마찬가지다.


양 쪽 균형 있게 사용해야 한다. 주로 사용하는 손, 발의 반대편도 의식적으로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 강박증 중에는 숫자세기나 대칭강박증이란 게 있다. 좋은 측면에서 활용하면 유익하다는 생각이다. 오른쪽으로 허리를 열 번 돌렸으면 반드시 왼쪽으로 열 번을 행하자. 그럼 성 기능은? 나는 장똘뱅이 수준의 아마추어다. 의약업 종사자에게 귓속말로 물어보라.


결국은 균형의 문제다. 편중은 조화로움을 방해한다. 용법을 제대로 익혀 부족한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 균형을 이루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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