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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재산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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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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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부자에 대한 기준은 다르다. 끝도 없이 다다익선(多多益善)을 추구할 수도 있으며 수도자처럼 이슬만 가릴 곳이 있어도 흡족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독자 여러분은 어느 정도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바람직한 재산보유액 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글을 쓰는 현재 기준 나이와 구매력을 감안하면 순자산 20억(물론 "이생망"이다) 정도 되면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이유는 이렇다. 이 정도 금액이면 수도권에 베이스캠프처럼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할 수 있고 외곽에 농촌주택을 추가로 장만해서 도농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부동산 외 일부 현금성 자산이 필요한데 아프면 치료비 걱정 없이 병원에 드나들 수 있고, 마음이 동하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식들을 길렀지만 그들에게 모종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대가 아니다.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했기 때문에 재산이 특히 필요하다.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 원칙과 正道에 따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목이지만 너무 가난하면 영혼이 고달파진다. “가난이 대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창문 밖으로 달아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들이 있다. 직설적인 표현이지만 현실이다.


그래서 재정적 안정은 중요하다. 예전에는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가난했다.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서로 이해하고 도우며 살았기 때문에 나름 견딜 만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양극단으로 쏠리는 빈부 격차의 모습을 보인다. 가난의 대물림 현상도 걱정이다.


빈곤한 육신의 시선으로는 세상을 밝게 보기 힘들다. “인생은 허무한 것”이라고 위로하고 있지만, 이 말을 거꾸로도 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 기왕에 허무할 정도로 짧은 시간을 사는 운명인데 이 찰나만큼이라도 최대한 ‘농밀한 삶’을 살아야 할 것 아닌가? 허무하게 사라지기에는 억울한 일이 아닐까?


세상은 불공정하지만 그래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조상 원망하고 세상 탓해도 변하는 건 없다. 노력뿐이다. 소정의 목표를 달성한 후 때로는 베풀면서 어깨 좀 펴고 살아보도록 하자! 없으면 죄지은 것도 없는데 괜히 위축된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은 영화의 대사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나다움’을 보일 수 있어야 하는데, 좋은 사람 만나면 지갑을 기꺼이 열 수 있어야 하고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고 기념일에 자녀나 손자들에게 소박한 선물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있었으면 한다.


내게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족하고, 가진 게 너무 많아 재산보전이나 유산 상속 등으로 신경 쓰지 않을 정도면 좋겠다. 글을 쓰는 순간이 재산문제를 고민하며 보내는 시간보다 더 소중하다고 느끼는 삶이 지속되기를 꿈꾼다. 여러분 모두 부자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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