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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알고 있다지만

< 4>

by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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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선택하면서 살아야 하는 게 우리의 운명이다. 멀리 내다보면 좋은 일이라 해도 당장 눈앞의 유혹 때문에 달콤함을 선택하고 마는데 뒤에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밤새워 벼락치기 공부를 해서라도 통과해야 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아침잠을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꿀잠을 즐겼다가 또다시 수험생 신분이 된다.


날씬한 몸매를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다가 결국은 먹는 것을 줄여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에 도달하지만 후각을 유혹하는 맛난 음식 앞에서는 두 손을 들고 무장해제 되고 만다. 맛있으면 영 칼로리 라나?


술이나 담배가 건강에 좋을 리 없다. 금연, 금주를 시도해 보지만 작심삼일은 어찌어찌 넘는다 해도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악마에게 굴복하고 만다.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피우고 마시다가 ‘조금 빨리 떠나지 뭐!’


책을 많이 읽는 게 좋은 줄은 안다. 이상하게도 술값은 호주머니가 쉽게 열리지만 책값 내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슬며시 든다. 눈 꼭 감고 결제를 했지만 책이 책걸이에 있지 않고 책꽂이에 박혀서 나올 줄을 모른다.


복권방 앞을 지나간다. 그동안 숱하게 구매했지만 세 자리 이상은 맞은 적이 없다. 확률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지만 실낱보다 덜한 희망을 안고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한다. 불을 떼야 연기를 본다면서.


큰맘 먹고 주식을 사들인다. 단물을 빼먹은 꾼들은 떠나고 주가는 하염없이 떨어진다. 이미 죽은 자식인데 안고만 있다. 기적적인 생환을 바라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돈과 정신건강을 동시에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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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산더미다. 조금씩 덜어 왔지만 개운함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다시 입을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비싸게 구입했는데 아깝다는 마음이 들거나 언젠가는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남을 돕는 게 좋은 일인 줄은 안다. 생각만 그렇다는 것이지 막상 내 돈을 내놓으려 하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 돈이면 무엇을 할 수 있는데... 이게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될까? 그냥 지갑을 닫고 만다.




모두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런 모습들이 우리들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절제와 일탈의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를 하는 게 아닐까 한다’ 실패를 하지 않으면 배울 게 없다지 않는가! 앞으로도 부단히 선택하자.


나답게 살리라! 또다시 흔들리겠지만 그래도 목표라도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비록 이루지 못하더라도 꿈을 꾸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봄 초입쯤에 온 것 같다. 덥지 않고 공기도 상쾌하여 여행이 친구 하자고 한다. 계획만 세우다가 하 세월 보내지 말고 즉시 우리 모두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보자! 실수투성이가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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