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기대어, 다시 힘을 내다
평범한 일상의 어느 날, 멕시코에 있는 친한 동생의 전화가 왔다. 자연스레 처음 만났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야간대학 관광과에 지원했던 시절, 우연히 1번과 2번으로 만나게 된 우리. 성격도 잘 맞고, 서로 의지하며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떠든다고 교수님께 혼나기도 했고,
방학 때도 함께 만나면서 끈끈한 시간을 보냈다. 동생이 예뻐서 친구와 소개팅도 시켜줬는데, 둘은 사랑에 빠졌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됐다.
졸업 후 각자의 삶에 바빠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지만, 세상은 참 좋아졌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덕분에 10년 만에 다시 연락이 닿았고,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동생은 남편과 함께 멕시코로 가 있었고, 나는 한국에서 여전히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들 방학을 맞아 한국에 나온 동생을 만났다. 10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20대 그 시절 그대로 편안하고 즐거웠다. 동생은 낯선 땅에서의 생활이 쉽지 않아 한국 방송을 보면서 위안을 삼고,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이 함께 있어도 고국에 대한 향수는 어쩔 수 없는 듯했다
나는 동생에게 말했다. " 힘들 땐 언제든 연락해" 다행히 세상은 더 좋아져서 보이스톡도 있고 카카오톡으로 좋은 이야기들도 주고받을 수 있다. 삶은 변했지만 어릴 때처럼 의지가 되어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보이스톡으로 "언니..." 망설이는 목소리로 곧 한국에 올 예정이지만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고 했다. 결정을 잘한 선택인지 고민하는 동생에게 나는 말했다.
"너라면 잘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내 현실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 하게도, 위로가 필요한 줄 알았던 동생이 오히려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언니, 우리 예전에도 힘든 일 많았잖아. 그래도 다 지나갔잖아, 이번에도 그럴 거야"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결국 서로에게 기대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렇듯 시절인연은 돌고 돌아 우리를 이어주었다.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지고, 서로에게 더 깊은 의미가 되어가는 시간들. 앞으로도 우리는, 변함없이 서로에게 따뜻한 힘이 되어주겠지. 그런 순간들이 참 고맙고 그리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