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 봄날의 작별과 만남
진달래꽃이 피는 4월의 이야기
봄이 오면 유난히 더 이쁜 색으로 나를 반기는 꽃, 진달래.
어릴 땐 그냥 꽃이라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꽃은 나만의 계절을 기억하게 해주는 기억의 풍경이
되었다.
사실, 4월은 나에게 마냥 좋은 계절만은 아니었다.
따뜻하고 화사한 봄날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먹먹해지는 시기였다.
어느 봄날엔 진달래꽃노래를 들으면서, 마음 한편이 뭉클해졌던 기억이 난다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보내 드리오리다.."
그 시를 읊듯 따라 부르며, 조용히 떠나야 했던 내 지닌 날의 어떤 결정을 떠올렸다
19살, 인생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회사.
11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했던 그곳에서 퇴사를 결심했던 것도 4월이었다
"내가 과연 이 회사를 떠나도 괜찮을까?"
수없이 마음을 바꿔가면서 고민했던 시기.
결국, 진달래가 피었던 그 봄날,
나는 조용히, 그러나 마음 깊이 울면서 회사를 떠났다.
그 눈물은 이별의 아픔이었고, 지나간 청춘에 대한 미련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이제는 여러 회사와 경험을 지나서
'첫 회사'는 마음속 어딘가, 조용히 자리 잡은 추억이 되어갔다
그런데, 올해 3월
그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랜만에 들은 이름들, 익숙한 얼굴들, 그리고 존경하던 부장님의 사진과 함께 긴 추억의 글
회사 앞에서 보내온 사진 한 장이 나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건넸다.
이사님께서 직접 하신 전화 한 통.
졸린 일요일 낮, 갑자기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보고 싶다"는 따뜻한 말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약속을 잡았고,
"언젠가 보자"는 말이 "지금 보자"가 되어서 진짜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에 본 얼굴들
하나같이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사람들.
비 오는 토요일 우리는 마음껏 수다를 떨고, 웃고, 때로는 그리운 옛이야기에 울컥하기도 하면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었다.
이제 4월은 나에게 더 이상 아픔의 계절이 아니다
첫 퇴사의 눈물, 청춘의 미련,
그 모든 것이 아름답고 따뜻한 추억이 되어 내게 다시 다가왔다.
진달래꽃은 더 이상 '사뿐히 지르밟고 가는 꽃'이 아니다
그 꽃은 이제, 나의 추억을, 나의 사람들을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품은 멋진 풍경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풍경 속에서 여전히 봄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