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손맛이 담긴 8월의 선물

손맛과 하늘빛이 함께한 하루 여행

8월 마지막 주말, 우리는 오랜만에 시댁을 찾았다. 늘 시댁에 갈 때면 설레는 마음이 앞선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어머님께서 직접 만들어주시는 정성 가득한 음식과 집에서 키운 신선한 채소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이번에도 남편과 함께 이틀간의 휴일을 맞아 시골집으로 향했다.


장을 보러 함께 나선 길에서 어머님은 " 겉절이나 해서 먹을까?" 하고 말씀하셨다. 그 순간 남편과 나는 아이처럼 눈을 동 그렇게 뜨면서 "네네" 하고 대답했다. 그렇게 어머님의 손맛으로 완성된 겉절이는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주었고, 집에 가져갈 넉넉한 한 통의 겉절이도 챙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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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맘때 8월의 배추 한 통 값은 무려 8천 원, 한 여름 밭은 열무 대신 배추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고, 대파가 있던 자리에도 배추가 가득했다. 이 배추들이 11월이면 김장으로 거듭난다. 원 없이 배추를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왜 이맘때쯤에는 비싼 값에도 굳이 사서 먹고 싶던 겉절이를 어머님은 미리 아시기라도 한 듯 손수 준비해 주셨으니, 그 마음이 더없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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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집 앞 웅덩이에서 잡은 우렁이를 삶아 남편, 도련님과 함께 맥주 한잔 곁들였다. 삶은 우렁이를 하나하나 손질하면서 세 봉지로 나눠 담았고, 매콤한 겉절이는 우리 집과 아가씨 집으로 나눠 담았다. 거기에다가 어머님표 등갈비까지 바로 집에 가져가서 해 먹을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양념해 포장해 주셨으니, 어머님의 손길이야말로 가장 큰 선물이었다.


마침 곧 다가올 어머님 생신. "나도 바닷가에서 조개구이가 먹고 싶다"는 한마디에 도련님은 곧장 가족들에게 전화를 돌렸고, 이번 생신은 제부도에서 보내기로 했다. 급작스러운 당일 여행으로 일단 식당을 정하고 시간을 정하고 생신을 조개구이를 먹기 위해 어머님은 음식들을 아이스박스에 싣고 제부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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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는 예보와 달리 날씨는 눈부시게 맑았다. 유독 구름마저 아름답던 8월의 마지막 토요일, 제부도는 가족 나들이로 활기가 가득했다. 비록 외출을 자제하시는 아버님은 함께 하지 못 해 아쉬웠지만, 아침상에 오랜만에 며느리 손맛으로 미역국과 잡채 그리고 어머님표 등갈비와 겉절이로 식사를 했다.


춘천, 용인, 수원에서 하나둘 모여든 가족들 덕에 마음 내 완전체가 되었고, 바쁜 고3 조카도 잠시 시간을 내어 할머니를 뵈러 와주었다. 생신 케이크의 촛불을 불고, 큰 꽃 바구니를 선물 받으시면서 소녀처럼 환하게 웃으시는 어머님의 모습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장면이었다.

집에 혼자 계신 아버님 걱정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개구이도 먹고, 카페에서 커피도 즐기고, 온 가족사진도 찍었던 짧지만 따뜻했던 제부도에서의 하루, 어머님은 생신을 맞아 오히려 우리 온 가족들은 어머님의 손맛과 정성이 담긴 가장 큰 선물을 우리가 되려 받게 된 날이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그날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면서 앞으로도 가족이 함께 하는 작은 여행들을 자주 이거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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