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아침의 눈부심이 몸을 일으킨다. 무엇을 위해 나는 몸부림을 쳐야 하는 건지 긁적긁적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가야 된다 여유를 가지고 싶다 행복 해져야 한다 등등의 말들이 맴돈다. 하지만 어느 하나 나는 챙겨가지 못하고 가지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저 무거운 몸뚱이를 이끄는 건 고민 한 움큼의 근심이다. 오늘 하루는 어찌 흘러가겠지. 조금은 비어버린 눈물들이 말라비틀어져서 한숨으로 나온다. 뚜벅뚜벅 발걸음은 어김없이 시험장으로 날 이끈다. 재깍재깍 시계의 초 소리에 가슴이 두근 된다. 선택을 해야 하고 책임을 지는 이 순간에 망설임은 허용되지 않는다.
재껴야 하고 넘어서야 하고 올라서야 하는 레이스 속에서는 비정해져야 한다. 오로지 나를 위해 나는 때로는 비열해지고 비겁해진다. 언젠가는 그게 너무 싫었고 혐오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가슴 아픔의 순간에도 누군가의 칼날들이 쉴 새 없이 날아와 나의 발목을 잡는다.
나는 오늘 누군가에게 슬픔으로 남고 싶지 않다 뜨거운 가슴을 식힌다. 그리고 나를 억누르는 존재들을 하나 둘 잡아채고 넘어뜨리려 사투를 한다. 빛이 어둠으로 바뀌는 순간 마음은 피칠갑을 하여 멈춰진다. 아프다는 말보다는 다행이다라는 것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하루의 끝에서 나는 나를 위해 내일도 모레도 눈물을 닦으리 다짐을 한다. 잔에 차여 있는 소주가 쓰디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