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서글프다는 마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루의 끝을 맞이한다는 것은 쓸쓸함이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 같다. 미처 끝내지 못한 보지 못한 순간의 시간들이 미련이 가슴을 찌른다.
내게 주어진 것들이 많았다면 입 밖으로 나오는 한숨의 크기는 작았을까 생각해 본다. 큰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서른을 훌쩍 넘은 이의 발걸음은 경쾌하지는 않지만 일정하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새로운 것들 다른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기피한다.
나 또한 그 흔하디 흔한 보통의 30대이다. 하루의 궤도 속에 마주하는 것들은 유쾌한 것들 보다는 쓰디쓴 아픔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이리저리 치이는 처량한 존재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사치이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며 입안에서 퍼지는 쓴 여운을 내뱉어본다. 고독하다는 말이 새어져 나왔고 이내 위로받고 이 감정을 공감받고 싶어 졌다. 휴대폰을 열어 분주하게 찾아본다. 말없이 온전히 감싸줄 누군가를 말이다.
이내 고민 끝에 동질감을 느끼는 존재를 마주하게 되면 행복하다는 감정이 소소하게 찾아온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도 짊어진 어깨에 보따리를 내다 버릴 용기도 없는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더 공감하고 위로해 줄 수 있다. 잃지 않기 위해 나를 버리고 애처롭게 눈물을 닦는 서로의 순간들을 알기 때문이다.
기나긴 터널의 한숨의 끝에는 바꾸지 못한 내뱉지 못한 아픔의 아련함이 남아있다. 가지지 못해 가진 적이 없기에 초라하게 웅크려 비를 피하려 한다. 젖은 옷에는 비릿한 냄새만이 코끝을 찌른다. 뉘엿뉘엿 사라지는 햇볕을 바라보며 비겁한 오늘의 시간을 되뇌며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