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된 삶 속에서
광대는 시장 바닥을 놀이터처럼 누리며 사람들에게 웃음과 눈물의 감동의 연극을 펼쳤다. 여기저기 모여든 인파들 속에 그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박수와 환호를 펼치는 이도 있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야유를 하는 이도 모두가 함께 그 공간에 공존해 있었다. 하지만 광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어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시간이 지나 그의 이야기는 바람에 실려 퍼져나갔고 관객들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겹겹이 쌓인 인파들 속에서 광대의 공연은 변치 않았다. 그것이 그만의 가치를 높였고 매력으로 여겨졌다. 어느 날 광대에게 의뢰가 들어왔다. 시장 바닥이 아닌 커다란 공연장에서 당신의 연극을 연출하여 달라고 요청받았다.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과 두근거림에 밤잠을 설쳤다. 이곳에서 태어날 나의 이야기가 어떤 형태일지 기대가 되었다. 광대는 자기의 이야기들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며 그가 하던 대로 하나 둘 그려나갔다. 막이 내리고 그는 객석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났다. 어느 누구 하나 내 이야기를 귀 기울이며 보지 않았다는 것이 그에 눈에 보였다. 그들은 태어난 광대의 자식 같은 연극을 바라보지 않았다. 단지 짙게 분장한 광대의 모습과 우스꽝스러운 옷을 분석하며 바꾸려 했다.
결국 지워지고 벌거벗겨진 광대의 모습은 생기가 없어졌다. 그리고 그순간 그의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할 자신이 없어졌다. 그 모습을 본 이들은 하나 둘 광대에게 돌을 던졌다. 그의 연극은 거품이라고 뜯어고칠게 많은 허술한 이야기라고 힐난하기 시작했다.
결국 광대는 살아남기 위해 안감힘을 내어 소리를 외쳐보았다. 그럼에도 그의 신명남은 이야기 속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저 눈치만 보고 앵무새처럼 시키는 철장의 구경거리의 처량한 모습만이 나왔다. 눈물이 났다.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를 더 쓸쓸하게 만든 건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정갈한 복장에 규격에 맞는 품위 있는 모습으로 꾸며진 광대는 더 이상 광대가 아니었다. 짜인 대본을 틀릴까 두려워하는 거짓된 배우 중 흔하디 흔한 하나가되었다. 불이 꺼진 막뒤에서 그는 눈물을 흘린다. 누군가 손을 잡아주기를 그리고 입가에 커다란 미소를 그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광대답게 신명 나게 웃고 싶다 나답게 살고 싶다고 외쳐본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