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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May 10. 2020

사람이  싫을 때가  있다.

머나먼 거리감

사람이 싫을 때가 있다. 왜 그렇게 내  마음을 모르는 건지  왜  그렇게  내 말을 이해를 못 하는지. 거듭되는 실망감은  입을 닫게 만들고  머나먼 거리감을 가지게 한다.


닫혀버린  입에  대응하는 부류는 두 가지가 있다. 눈치를  채고  같이 입을 닫든 미안해하는 부류. 끝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고 일관되게 사람을 화나게 하는 부류. 나를 오랫동안 괴롭히는  것은 바로 후자이다.


관계라는  수많은  맺음이  되는 사회 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부류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소수의  그들이 가지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온몸의 나쁜 기운을 전파한다.


나는 오늘도  그를 마주했다.  왜 그런 건지 이해를 못하였다. 맞춰도 주고  먼저  엎드려 들어주려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이기적이고 위선적이었다. 영화 속 대사처럼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알더라. 싹 식어버린  신뢰는 입을 닫게 하였다.


신뢰가 없어진 그에게는  일을 맡기고 싶지 않다. 지난  시간 동안 일을 한  나와 동료들은 한결같았다. 어차피 못하고 낼 구멍  차라리 미리 우리가 나누자. 그는 없는 사람처럼 되었다. 하지만 그 피로감은  감당하기 힘들다.


나이와 지난 근무 시간으로  권위를 앞세우고 신입들을  대하는 모습을 볼 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기가 막혔다. 아니  누가 누구에게  뭐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헛웃음이 났다.

 

피로한 우리가 한  실수는 그런 행동을 방관했다는 것이다. 없는 사람이기에 무시하면 되었지만  새로 들어온  이들은 모르기 때문에 알려줘야 했다. 그 위선적이고 가벼운 신뢰의 무게를 말이다. 묵인한 결과는 바위가 되어 더 큰 문제가 되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결같은 변하지 못하고 눈치를 못 차리는  그의 모습은 정말 화가 난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쳐버리고 싶고 하루에도 수십 번 망신을 주며  위선적인 모습을  까발리고 싶지만  내게는 그럴 힘도  의지도 사라질 정도로  지쳤다.


나는 오늘도 사람을 싫어하는 감정으로 출근을 한다. 하루가 빨리 가기를 그가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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