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가져본 적도 가질 려 고한 시간도 삶에서 거의 없었다. 나는 피하고 도망가고 움츠리고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드문 드문 주어진 칼자루가 불편하다. 상처를 알고 아픔을 느끼기에 나는 소심한 몸짓으로 휘두른다. 나의 칼자루는 이내 힘없이 떨어지고 모질지 못함에 모두에게 슬픔을 준다.
후회의 순간이 몸을 감싸고 나를 책망하는 눈빛에 도망치려 하지만 시간을 먹고 자란 나이의 덩치는 그 마저도 막아버린다. 유심히 나는 타인의 칼자루를 바라본다. 날카롭고 무섭다. 무딘 나의 날보다는 단호함이 묻어있다.
끊지 못하는 것 잘라버리지 못하는 것이 고통을 준다는 것을 나는 또 하루의 시간 속에서 마주한다. 누군가는 내게 말한다. 세상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고 정답에 가까운 선택을 하는 거라고 그래서 집착하지 마라고 너의 마음만 바라보고 행동하라고 한다.
오늘도 나는 어설픈 몸짓으로 휘둘린 칼날을 바라본다. 노심초사 아프지 않아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을 덕지덕지 지어버린다. 망설임이 주는 후회를 다시 마주하고 눈물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