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나를 위해 달리고싶다.

by 김군

나는 뛰는 것을 거르지 않는다. 나이 듦에 내가 버티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들 중 하나였다. 러닝머신을 달리고 있자면 잡념들이 사라진다. 오로지 벅차오르는 숨소리와 등 뒤를 흐르는 땀줄기에 집중한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떨어지는 방울방울에 괴로움과 외로움을 담아 쏟아낸다.



처음은 10분도 채 달리지 못하며 헉헉거리며 멈추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쌓여가는 시간 속에서 10분이 20분이 되고 이제는 1시간 남짓 뛰게 되었다. 달리는 것이 늘어나서 지속됨이 즐거워하고 뿌듯해야 하는데 마음 한편이 슬프다.


나는 오로지 짐덩어리를 벗어던지기 위해 달리는데 그 속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는 없다. 망각만이 가득하며 도망친다는 것에 힘을 쏟는다는 것이 구슬프다. 잊지 않기위해 내가 사랑하는 것을 위해 살고싶다.


오늘도 달려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푸념의 한 숨을 내뱉는다. 머신에 있는 거리가 8km넘었다. 터질것 같은 심장을 부여 잡고 나는 호흡을 고른다. 내일은 잊지않기 위해 달리자 다짐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