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부터 작년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한 번도 아이폰을 쓴 적이 없었다. 스카이-엘지-삼성 쭉 갤럭시였다. 생각보다 나는 최신 기계에 관심이 없고 사진 잘 찍히고 인터넷 잘 되면 그뿐이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꼭 내 핸드폰을 보고 ‘어? 아이폰 쓸 거 같은데 아니네.’ 라는 말을 종종 했고 이 말은 괜히 나의 반발심을 일으켰다. ‘갤럭시 쓰기 편하고 좋기만 한데 왜 아이폰아이폰 하는 거야? 한국사람이면 삼성 써야지.’ 라는 이상한 논리로 아이폰을 살 기회가 생겨도 무시하고 넘겼는데 갤럭시 s20을 사용한 지 3년이 넘어가면서 카메라의 한계가 느껴져 핸드폰을 새로 사야 했다.
역시나 나는 갤럭시 최신버전이나 그 아랫단계를 사려했는데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동생이 아이폰 좋다고 극찬을 하길래 ‘한 번 써봐?’ 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에서 자꾸 장난으로 갤럭시 쓰는 나를 배척하길래 내가 직접 써보고 결정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이런 고민을 할 때 아이폰 15가 출시되었고 카메라가 주목적이었던 나는 아이폰 15 pro를 구매했다. 그렇게 나는 아이폰 유저가 되었고 지금은 실사용한지 일 년 정도. 그럼 지금쯤 내가 아이폰을 만족하는지 아닌지가 궁금할 것이다. 나의 대답은?
다음기회에…
가 아니고 완전히 만족.
왜 아이폰아이폰 하는지 써보니 알겠다. 역시 뭐든지 직접 겪어보고 말해야 된다. 우선 카메라는 내 원래 핸드폰(s20)이 최신폰에 비해 저사양이기 때문에 무조건 만족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가 관건인데 일 년동안 써봤을 때 개인적으로 아이폰은 센스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갤럭시는 딱 일하기 좋게 만들어진 느낌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쓰기 편하게 만들어진 느낌이라면 아이폰은 개성은 훨씬 강한데 그 안에 사용자를 배려한 소소한 센스가 보인다. 근데 이건 내가 갤럭시 구버전을 썼기 때문에 비교가 심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거. 최신 버전과 비교하면 이 정도는 아닐 거 같다.
아무튼 주변에 플립도 써서 비교해 봐도 다르긴 다르다. 내 기준 아이폰이 더 섬세하고 예쁘다. 이모티콘이나 글씨체도 디자인적으로 훨씬 깔끔하다. 나는 섬세한 편에 속하고 그래서 그 사소함이 잘 느껴진다. 그리고 아이폰 쓸 거 같다는 이미지 자체도 나쁜 게 아니라 보통 칭찬이니깐.
그래서 결론은 나는 갤럭시와 아이폰 둘 다 쓰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는 갤럭시 쓰는 사람 좋아라고 해도 내가 되고 아이폰 쓰는 사람 좋아라고 해도 내가 된다. 나는 다 되네? 푸하하
일출 17시간 전.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