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Thursday, a new word
사람 person
1. 호모사피엔스 종에 속하는 영장류 포유동물
A primate mammal belonging to the species Homo sapiens.
2. 이성, 자기 인식, 도덕적 판단 능력이 있는 존재
A being capable of reason, self-awareness, and moral judgment.
3.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는 존재
An individual who holds both rights and responsibilities.
한겨울의 한기가 품속을 파고들었다. 서로의 눈시울이 붉어져 코끝은 시렸지만 마음엔 봄의 온기가 느껴졌다. 몇 년 전, 한 친구를 만났을 때 일이다.
마음을 이끄는 사람들이 있다. 곁에 있고 싶고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 공간의 온도를 바꾸는 밝고 긍정적인 사람을 누구나 좋아한다. 나 역시 나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내가 끌리는 대상은 하나의 특징이 추가된다.
나만의 동굴이 있는 사람.
나는 마냥 밝기만 한 사람보다 자기만의 동굴이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인다. 이 공간은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하고,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생기기도 한다. 이 동굴은 밝음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 칠흑 같은 어둠이 둘러싼 공간. 나만 알고 싶은 기억, 아팠던 상처, 힘들었던 과거. 이 모든 경험들이 쌓여 나만의 동굴이 만들어진다. 동굴이 깊어질수록 나라는 사람의 스펙트럼도 넓어진다. 다양함은 단순함이 아닌 복잡함을 품는다.
단순함은 호기심을 부르지 않는다. 연결의 시작은 물음표이고 이 기호가 호기심을 싹 틔울 때 미세한 선이 만들어진다. 각자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생각의 고리를 하나씩 풀어놓으며 상대방이 가진 동굴의 깊이를 가늠해 본다. 이렇게 서로를 탐색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흥미로운 일이다. 얕은 관계만 오랜 시간 쌓아본 경험자로서 얕음은 공허함을 준다. 깊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내면의 일부분을 꺼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늘 물음표를 달고 다니는데 특히 사람에게 궁금증이 샘솟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만의 동굴을 가지고 있기에 나의 관심대상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만만하지 않은 인생에서 출렁이는 파도를 견디며 만들어진 공간에는 수많은 순간들이 담긴다. 이 순간들은 점이 되고 이 점들이 나만의 동굴을 빚어낸다.
서로의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면 두 점 사이에 선이 생긴다. 알아갈 통로가 만들어지고 관계의 밀도에 따라 선의 굵기가 달라진다. 만약 두 점이 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나만의 동굴이 깊어져 가던 어느 시점, 나와 비슷한 점을 가진 친구를 만났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게 많은 순간을 공유했다. 시린 한겨울의 한기가 품속을 파고들었지만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우리는 더 많은 점에 선을 그었다. 눈시울이 붉어져 코끝은 시렸지만 마음엔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온전히 이해받는다는 감각은 선의 두께를 바꾸고 서로의 경계를 허문다. 어쩌면 사람 사이의 깊이는 같은 상처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에게는 서로의 동굴이 연결된 선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