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10 Comedy Movies Of All Time
'코미디(Comedy)'라는 개념은 어디서 왔을까? 16-18세기 이탈리아에서 발달했던 상황극(후에 유랑극단) 형태의 ‘코메디아 델라르테 (Commedia Dell'arte)’에서 유래한다. 이 희극은 가벼운 노래와 춤, 우스꽝스러운 의상, 배우의 순발력 등에 의존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 (Commedia Dell'arte)’은 연극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시나리오’라는 단어 자체가 코메디아 델 아르떼에서 사용한 행동 지시문인 scenery에서 유래한 것이며, 몸개그를 일컫는 ‘슬랩스틱’ 단어 역시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알레키노가 들고 다니던 방망이에서 유래한 말이다.
코미디는 민중을 대변하는 극형태다. 대중은 코미디를 결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코미디는 다른 진지한 장르보다 사회 비판적 주제나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보다 편하게 공론화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성행하던 ‘탈춤’이 주로 양반들이나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는 성격에서 출발한 것과 같다. 코미디는 유머와 익살에 기반 한 엉뚱한 이야기를 통해 현 사회적 모순의 전복을 시도한다. 현실 가능성이 없지만 이 코미디가 민중의 애환을 어루만지며 계급 간의 갈등을 크게 줄인다. 이런 사회통합을 꾀하기 위해 기득권층은 ‘코미디’라는 이름을 빌린 비판, 풍자와 해학을 일부 허용한다. 따라서 코미디는 한 사회의 집단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고로, 코미디의 본질은 민중의 불편한 속내를 긁어주는 것이라 결론 내릴 수 있다.
〈핸썸가이즈〉의 원작, 〈스크림, 1996〉 이후 호러 영화 스스로를 패러디하는 유행이 불었다. 아마 〈케빈 인 더 우즈, 2012〉에게 왕위 계승권이 돌아가겠지만, 이 영화도 승계구도에 끼어들 자격이 충분하다.
레시피는 간단하다. 하이틴 코미디, 슬래셔 호러, 케빈 인 더 우즈 장르를 가져와서 편견과 오해, 소통의 부재를 양념처럼 뿌린다. 잔혹한 유혈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관측 코미디답게 대학생들의 어리석음을 낄낄대며 지켜보면 된다. 살인마를 뒤집은 놀라운 발상의 전환, 문자 그대로 장르를 갖고 노는 놀이, 얼어붙은 남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호의적인 유머들이 가득하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극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오히려 늘어난다. 장기간 우주여행, 극지 및 오지 연구 등 앞으로 인간의 거주 능력을 테스트하는 상황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남극의 쉐프〉에서 발견한 극한 환경에서 쾌적성 확보하는 비법은 뭘까?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의외의 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뜻밖의 호사는 의외로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
52세 철없는 아저씨와 9세 걱정 많은 소년의 듀엣, 버림받은 두 사람은 서로를 보듬어주며 친구가 되었다. 그 여행은 마사오(유스케 세키구치)와 기쿠지로(기타노 타케시)의 인생에 극적인 상승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추억으로 여름방학 일기장에 남을 수 있었다.
원래 병맛과 신선함은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남녀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데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래서일까? 점점 영화가 진행될수록 오정세가 잘 생겨 보이는 마법까지 그야말로 판타지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복성〉은 감독과 각본을 맡은 홍금보를 중심으로 성룡, 원표, 진상림, 풍쉬범, 오요한, 증지위, 중초홍, 호혜중 등이 펼치는 초중반의 왁자지껄한 유머와 결말부의 호쾌한 액션이 어울려져 큰 흥행을 이뤘고, 이후에 복성고조, 칠복성, 구복성 등 이른바 〈복성〉시리즈의 시발점이 되는 영화이다. 또 무술감독으로 참여한 원표는 금장상을 수상했고, 홍금보, 성룡, 원표가 처음 출연한 작품으로 이후 〈쾌찬차〉, 〈프로젝트 A〉, 〈비룡맹장〉로 이어지는 가화삼보의 전성시대를 연다.
그리고 홍콩식 호러 코미디의 효시격인 〈귀타귀〉는 이후 홍콩 영화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강시 선생(1985)》, 《강시 가족(1986)》 등 강시 영화들의 원조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강시 영화답게 중국 고유의 괴기성을 부각하시는 한편, 무술영화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고 매력적인 격투를 곳곳에 배치한다. 그리고 이 둘의 충돌지점에 어김없이 코미디가 위력을 발휘한다. 호러와 쿵후, 코미디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최가박당〉은 홍콩 흥행 기록을 새롭게 쓴 액션 코미디다. 총 5부작이 제작되었는데 다섯 편의 영화들이 추구하는 것은 동일하다. 노골적인 할리우드 영화 패러디와 가젯(특수장비)을 이용한 액션, 엄청난 카메오 군단이 이 시리즈가 가진 매력이다.
증지위가 연출한 1, 2편은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기록했고, 서극 감독의 시리즈 3편 〈여황밀령〉도 007 시리즈를 패러디한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조스’를 연기한 리처드 키엘, 〈골드핑거〉의 악당 오드 잡을 흉내 낸 전직 프로레슬러 산다 스기야마, 〈제5전선〉의 피터 그레이브스까지 등장하며 국제적인 난장판을 보여준다.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는 라디오 드라마를 생중계하는 동안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작자로 대변되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타협해가는 과정이 그렸다. 인물들의 갈등이 매우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있기에 이야기가 풍성하다. 소신과 타협 사이의 삶의 애환이 마음 깊숙이 노크한다.
〈록산느〉,〈신부의 아버지〉,〈자동차 대소동〉,〈쓰리 아미고스〉,〈전자두뇌 인간〉로 유명한 스티브 마틴의 출세작은 정신박약아로 버려져 흑인 가정에서 자란 네이빈의 비극적인 삶에서 예상치 못한 코미디 장치를 사용해서 심각함을 제거해 버린다. 아메리칸드림과 인종적 감수성에 대한 가시 돋친 풍자마저 우스꽝스러운 농담으로 순식간에 전환한다. 그리고 약자에 대한 연민과 동화 같은 달콤함이 놀랍도록 용해되어 있다. 이 영화는 종종 최고의 코미디 목록에서 발견되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병맛 막장 코미디의 끝판왕, 〈디스 이즈 디 엔드〉는 조나 힐, 제임스 프랭코, 세스 로건, 대니 맥브라이드, 엠마 왓슨, 마이클 세라, 채닝 테이텀 등 실제 할리우드 배우들을 실명으로 등장한다. 재난, SF, 오컬트, 괴수, 재난영화 등 각종 장르의 클리셰를 비틀다가 엉뚱한 결말로 향한다. 참고로 쿠엔틴 타란티노가 뽑은 최고의 영화 중 한편이다.
다수의 한국 코미디들이 휴머니즘을 내세우는데 개인적으로 〈라디오스타〉을 교본으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이준익 특유의 낙천성이 이 영화를 헐렁하고 느긋하고 편하게 이끈다. 그렇게 비호감스러운 주인공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관객의 마음으로 들어온다. 88년도 가수왕, 라디오, 영월, 종업원, 배달원, LP 등 아날로그 감성과 변두리 정서가 익살과 연민을 자아낸다.
그리고 사투리 코미디에 관해서 〈황산벌〉 이상은 없다. 전반부는 언어적 상상력을 재치 있게 발휘된 반면, 후반부는 ‘전쟁이란 결국 정치의 연장선’이라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명언을 활용해 반전 메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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