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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24. 2021

코미디 영화 추천 BEST 110 (5)

TOP 110 Comedy Movies Of All Time

'코미디(Comedy)'라는 개념은 어디서 왔을까? 16-18세기 이탈리아에서 발달했던 상황극(후에 유랑극단) 형태의 ‘코메디아 델라르테 (Commedia Dell'arte)’에서 유래한다. 이 희극은 가벼운 노래와 춤, 우스꽝스러운 의상, 배우의 순발력 등에 의존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 (Commedia Dell'arte)’은 연극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시나리오’라는 단어 자체가 코메디아 델 아르떼에서 사용한 행동 지시문인 scenery에서 유래한 것이며, 몸개그를 일컫는 ‘슬랩스틱’ 단어 역시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알레키노가 들고 다니던 방망이에서 유래한 말이다. 


코미디는 민중을 대변하는 극형태다. 대중은 코미디를 결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코미디는 다른 진지한 장르보다 사회 비판적 주제나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보다 편하게 공론화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성행하던 ‘탈춤’이 주로 양반들이나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는 성격에서 출발한 것과 같다. 코미디는 유머와 익살에 기반 한 엉뚱한 이야기를 통해 현 사회적 모순의 전복을 시도한다. 현실 가능성이 없지만 이 코미디가 민중의 애환을 어루만지며 계급 간의 갈등을 크게 줄인다. 이런 사회통합을 꾀하기 위해 기득권층은 ‘코미디’라는 이름을 빌린 비판, 풍자와 해학을 일부 허용한다. 따라서 코미디는 한 사회의 집단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고로, 코미디의 본질은 민중의 불편한 속내를 긁어주는 것이라 결론 내릴 수 있다. 




#60 : 행오버 (The Hangover·2009) 토드 필립스

2019년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이 <행오버> 시리즈를 연출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만큼 아무 생각 없이 웃게 만들어주는 코미디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웃긴다.




#59 : 최가박당 1,2,3 (Aces Go Places: 最佳拍档·1982-4) 증지위, 서극

<최가박당>은 홍콩 흥행 기록을 새롭게 쓴 액션 코미디다. 총 5부작이 제작되었는데 다섯 편의 영화들이 추구하는 것은 동일하다. 노골적인 할리우드 영화 패러디와 가젯(특수장비)을 이용한 액션, 엄청난 카메오 군단이 이 시리즈가 가진 매력이다.


증지위가 연출한 1, 2편은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기록했고, 서극 감독의 시리즈 3편 <여황밀령>도 007 시리즈를 패러디한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조스’를 연기한 리처드 키엘, <골드핑거>의 악당 오드 잡을 흉내 낸 전직 프로레슬러 산다 스기야마, <제5전선>의 피터 그레이브스까지 등장하며 국제적인 난장판을 보여준다.




#58 : 광식이 동생 광태 (WHEN ROMANCE MEETS DESTINY·2005)/아이 캔 스피크 (I Can Speak·2017) 김현석

김현식 감독은 <광식이 동생 광태(2005)>에서 보듯 남성 관객의 서툴고 철없는 시절을 미화하는데 능하다. 제작진이 원래 로맨틱 코미디의 전신인 ‘스크루볼 코미디’가 무조건 여성 관객을 노린 상품이 아니었다는 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일상 코미디의 틀 안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를 결합한 <아이 캔 스피크>는 로컬 코미디 장르가 어떻게 도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신선한 통로를 제시한다. 




#57 : 미세스 다웃파이어 (Mrs. Doubtfire·1993) 크리스 콜럼버스/굿모닝 베트남 (Good Morning, Vietnam·1987) 베리 레빈슨

아카데미 분장상

로빈 윌리암스는 불세출의 희극배우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가족이지만 가족이기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갈등을 ‘할머니 가정부’로 위장해서 전혀 다른 위치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마법을 보여준다. 


<굿모닝 베트남>은 베트남전을 다룬 미국영화 중에서 베트남인을 현실 속의 사람들로 그려낸 매우 드문 영화다. DJ 애드리언 크로너(로빈 윌리암스)는 사이공의 미육군기지에서 불경하고 날카롭고 풍자적인 농담과 모타운 노래를 병사들에게 들려준다. 그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인다.




#56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カメラ を止めるな!·2017) 우에다 신이치로

이 좀비코미디는 퇴보하는 일본 영화의 제작현장을 배경 삼아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일본 영화인들의 애환을 다뤘다.




#55 : 넘버 3 (No.3·1997) 송능한

돌이켜보면 <넘버. 3>는 조폭을 소재로 웃길 수 있다는 웃음의 불씨를 제공했고, <주유소 습격사건>의 흥행이 그 웃음을 퍼트릴 기름을 부었다. 2001년에 집에 가면 조폭이 있고(<조폭마누라>), 조폭이 절에 가고(<달마야 놀자>), 조폭이 학교까지 가는(두사부일체>) 등 제작사와 감독은 각각 달라도 ‘조폭’ 하나만 있으면 코믹 한편 뚝딱 만들어내며 극장가에 범람하게 되었다. 얼마 후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문을 닫은 후에 조폭 코미디가 극장에서 퇴출되었으나 <넘버 3>의 최민식이 분한 마동팔 검사 같은 이후 막 나가는 ‘대한민국 검사 캐릭터’들이 멀티플렉스를 점거한다.    

 

과연 <넘버 3>는 어떤 영화일까? 짧게 설명하자면, 직설적인 어조로 한국사회의 속물근성과 천민 자민 주의, 그리고 그것에서 형성된 ‘갑질’을 몽땅 3류로 묶어서 미친 듯이 깐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내포되어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다. 그리고 조직폭력배가 소재임에도 조폭 미화 물로 전락하지 않고, 배신이 난무하는 조폭 세계의 비정함을 잘 반영했다. 이렇게 무거운 주제의식에 짓눌리지 않고 영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자세로 비판과 풍자를 일삼는데 이것이 관객에게 역설적으로 어마어마한 사이다로 다가왔다. 그래서 성공했다.




#54 : 투씨 (Tootsie·1982) 시드니 폴락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시드니 폴락의 <투씨>는 제임스 L. 브룩스의 코미디영화와 함께 주류 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다. 여장남자가 겪는 여성으로써의 애로사항들로 웃음을 자아내는 것 뿐 아니라, 열띤 분주함, 빽빽한 하위플롯, 대중문화 차용, 화려한 몽타주 시퀀스를 통해 드라마를 이완했다가 팽창시키는 연출, 전복적인 의미를 은근히 암시하며 코미디의 깊이를 더하는 방식은 오늘날에는 보편화된 것이다.




#53 :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1984) 아이반 라이트먼

여전히 반복해서 인용되는 오리지널의 위엄이랄까? <고스트버스터즈>는 제목 그대로 ‘유령(Ghost)’ 장르에다 유쾌한 ‘공대생(NERD) 코미디’를 끼얹었다. 또한 유령을 ‘초심리학(Parapsychology)’이라는 가상의 학문으로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그 독창성을 높이 산다.




#52 : 탐포포 (タンポポ·1985) 이타미 주조

이타미 주조는 자신의 두 번째 코미디를 ‘라면 웨스턴’이라 불렀다. 맛없는 라면집 주인 ‘담뽀뽀’(민들레라는 뜻으로 주인공의 이름)가 서부영화 <셰인>처럼 홀연히 나타난 귀인들의 도움을 받아 각고의 노력 끝에 라면의 달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   

   

레시피에 집중한 첫 번째 요리영화이자 루이스 부뉴엘의 후기 작품을 연상시키는 자유분방한 서사적 유희를 보여준다. 어둡고 철학적인 위트가 일본영화에 항상 등장하는 기만, 가난, 가족, 죄의식 등을 담아낸다. 식욕과 성욕의 관계, 일본인의 장인정신과 허위의식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를 곳곳에 심어놓았다. 이타미는 이를 통해 계급과 예의범절을 비롯하여 일본사회의 모순을 조롱하며 매우 통쾌한 전복을 이뤄낸다.




#51 : 멍하고 혼돈스러운 (Dazed And Confused·1993)/에브리바디 원츠 썸!! (Everybody Wants Some·2016) 리처드 링클레이터

〈멍하고 혼돈스러운〉은 고교 마지막 날을 맞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70년대 록 사운드트랙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특정한 시간대를 잘라내 최대한 재가공 없이 전시한다. 모든 가치판단은 관객에게 맡긴다. 영화는 마냥 과거를 미화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환영식에서 벌어진 구타와 얼차려, 악동과 악당의 경계를 줄타기하는 선배들의 신고식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속편인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대학 첫날을 맞은 신입생들이 겪는 실수와 희망 그리고 연애를 포착한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내내 놀고 또 놀고 여자랑 노는 흥청망청은 80년대 명곡이 함께 한다. 멍청하고 대책 없는 청춘 예찬은 이렇게 떠들썩하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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