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10 Comedy Movies Of All Time
'코미디(Comedy)'라는 개념은 어디서 왔을까? 16-18세기 이탈리아에서 발달했던 상황극(후에 유랑극단) 형태의 ‘코메디아 델라르테 (Commedia Dell'arte)’에서 유래한다. 이 희극은 가벼운 노래와 춤, 우스꽝스러운 의상, 배우의 순발력 등에 의존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 (Commedia Dell'arte)’은 연극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시나리오’라는 단어 자체가 코메디아 델 아르떼에서 사용한 행동 지시문인 scenery에서 유래한 것이며, 몸개그를 일컫는 ‘슬랩스틱’ 단어 역시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알레키노가 들고 다니던 방망이에서 유래한 말이다.
코미디는 민중을 대변하는 극형태다. 대중은 코미디를 결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코미디는 다른 진지한 장르보다 사회 비판적 주제나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보다 편하게 공론화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성행하던 ‘탈춤’이 주로 양반들이나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는 성격에서 출발한 것과 같다. 코미디는 유머와 익살에 기반 한 엉뚱한 이야기를 통해 현 사회적 모순의 전복을 시도한다. 현실 가능성이 없지만 이 코미디가 민중의 애환을 어루만지며 계급 간의 갈등을 크게 줄인다. 이런 사회통합을 꾀하기 위해 기득권층은 ‘코미디’라는 이름을 빌린 비판, 풍자와 해학을 일부 허용한다. 따라서 코미디는 한 사회의 집단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고로, 코미디의 본질은 민중의 불편한 속내를 긁어주는 것이라 결론 내릴 수 있다.
식상한 뱀파이어 장르와 고인물 페이크 다큐(Mocumentory)가 만나 시너지를 낸다. 흡혈귀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다룬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1994)〉와 달리 코믹하게 진행된다. 장르의 컨벤션(규칙)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당당하게 따르면서 그것을 가지고 멋 부리지도 않는다.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이 행오버 시리즈를 연출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만큼 아무 생각 없이 웃게 만들어주는 코미디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웃긴다.
패러디 코미지의 진수인 영화로, 음악 전기 영화에 관한 하나의 거대한 농담(조크)이다. 〈앙코르〉와 〈레이〉 같은 음악 전기 장르의 컨벤션(공식)을 비틀었다. 가상의 아티스트 듀이 콕스(존 C. 라일리)를 실제 로큰롤 역사 속에 녹여낸다는 점에서 〈포레스트 검프〉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는 조니 캐시, 밥 딜런, 레이 찰스, 데이비드 보위, 짐 모리슨 등의 전설들의 삶을 절묘하게 패러디하고 있다. 듀이 콕스가 인도에서 비틀스를 만나 LSD를 배우는 장면은 놓치기 아깝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음악들로 채워 넣은 정성을 외면하기 쉽지 않다. 설령 팝송을 몰라도 가슴 따뜻하고 뭉클한 음악영화이자 가족영화로 어필한다.
아카데미 분장상
로빈 윌리암스는 불세출의 희극배우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가족이지만 가족이기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갈등을 ‘할머니 가정부’로 위장해서 전혀 다른 위치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마법을 보여준다.
〈굿모닝 베트남〉은 베트남전을 다룬 미국영화 중에서 베트남인을 현실 속의 사람들로 그려낸 매우 드문 영화다. DJ 애드리언 크로너(로빈 윌리암스)는 사이공의 미육군기지에서 불경하고 날카롭고 풍자적인 농담과 모타운 노래를 병사들에게 들려준다. 그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인다.
이타미 주조는 자신의 두 번째 코미디를 ‘라면 웨스턴’이라 불렀다. 맛없는 라면집 주인 ‘담뽀뽀’(민들레라는 뜻으로 주인공의 이름)가 서부영화 〈셰인〉처럼 홀연히 나타난 귀인들의 도움을 받아 각고의 노력 끝에 라면의 달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
레시피에 집중한 첫 번째 요리영화이자 루이스 부뉴엘의 후기 작품을 연상시키는 자유분방한 서사적 유희를 보여준다. 어둡고 철학적인 위트가 일본영화에 항상 등장하는 기만, 가난, 가족, 죄의식 등을 담아낸다. 식욕과 성욕의 관계, 일본인의 장인정신과 허위의식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를 곳곳에 심어놓았다. 이타미는 이를 통해 계급과 예의범절을 비롯하여 일본사회의 모순을 조롱하며 매우 통쾌한 전복을 이뤄낸다.
이 좀비코미디는 퇴보하는 일본 영화의 제작현장을 배경 삼아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일본 영화인들의 애환을 다뤘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시드니 폴락의 〈투씨〉는 제임스 L. 브룩스의 코미디영화와 함께 주류 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다. 여장남자가 겪는 여성으로써의 애로사항들로 웃음을 자아내는 것 뿐 아니라, 열띤 분주함, 빽빽한 하위플롯, 대중문화 차용, 화려한 몽타주 시퀀스를 통해 드라마를 이완했다가 팽창시키는 연출, 전복적인 의미를 은근히 암시하며 코미디의 깊이를 더하는 방식은 오늘날에는 보편화된 것이다.
여전히 반복해서 인용되는 오리지널의 위엄이랄까? 〈고스트버스터즈〉는 제목 그대로 ‘유령(Ghost)’ 장르에다 유쾌한 ‘공대생(NERD) 코미디’를 끼얹었다. 또한 유령을 ‘초심리학(Parapsychology)’이라는 가상의 학문으로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그 독창성을 높이 산다.
돌이켜보면 〈넘버 3〉는 조폭을 소재로 웃길 수 있다는 웃음의 불씨를 제공했고, 〈주유소 습격사건〉의 흥행이 그 웃음을 퍼트릴 기름을 부었다. 2001년에 집에 가면 조폭이 있고(〈조폭마누라〉), 조폭이 절에 가고(달〈마야 놀자〉), 조폭이 학교까지 가는(〈두사부일체〉) 등 제작사와 감독은 각각 달라도 ‘조폭’ 하나만 있으면 코믹 한편 뚝딱 만들어내며 극장가에 범람하게 되었다. 얼마 후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문을 닫은 후에 조폭 코미디가 극장에서 퇴출되었으나 〈넘버 3〉의 최민식이 분한 마동팔 검사 같은 이후 막 나가는 ‘대한민국 검사 캐릭터’들이 멀티플렉스를 점거한다.
과연 〈넘버 3〉는 어떤 영화일까? 짧게 설명하자면, 직설적인 어조로 한국사회의 속물근성과 천민 자민 주의, 그리고 그것에서 형성된 ‘갑질’을 몽땅 3류로 묶어서 미친 듯이 깐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내포되어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다. 그리고 조직폭력배가 소재임에도 조폭 미화 물로 전락하지 않고, 배신이 난무하는 조폭 세계의 비정함을 잘 반영했다. 이렇게 무거운 주제의식에 짓눌리지 않고 영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자세로 비판과 풍자를 일삼는데 이것이 관객에게 역설적으로 어마어마한 사이다로 다가왔다. 그래서 성공했다.
존재감이 곧 장르가 된 배우가 있다. ‘짐 캐리’라는 하나의 장르 속에서 영화는 자기 삶에 불만투성이인 브루스(짐 캐리)는 허구한 날 신을 원망한다. 어느 날 갑자기 ‘신(모건 프리먼)’이 찾아와 자신의 전지전능한 능력을 위임하겠다고 말한다. 브루스가 우여곡절 끝에 깨달아가는 스토리는 뻔하다. 단순 명료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브루스 올마이티〉의 하느님의 직업은 흑인 청소부에다 ‘야훼’ 닷컴에 이메일을 보내는 기도 방식으로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성경을 업데이트한다. 그렇지만, (성경 가르침대로) 교만과 그에 의한 파멸 그리고 구원이라는 흔한 전개를 흥미롭게 이끌어간다. 재밌는 점은 시〈매트릭스〉시리즈처럼 거창한 인류 구원보다 구체적 타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사랑이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다. 이렇듯 911·이후 미국의 자기반성을 자연스럽게 녹아내어 많은 호평을 받았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