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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26. 2021

코미디 영화 추천 BEST 110 (7)

TOP 110 Comedy Movies Of All Time

코미디 영화는 가장 오래된 장르 중 하나로,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제작된다. 코미디 장르는 전통적으로 해피 엔딩을 지향하지만, 블랙 코미디는 예외다. 초기의 무성 영화들부터가 코미디 요소가 다분했다. 슬랩스틱은 음향 없이 시각적 묘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유성여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코미디 영화는 더욱 인기를 얻게 된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에서 웃음을 유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사로 위트를 뽐낼 수 있게 되었다.


영화에 드라마와 함께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코미디를 하나의 장르로 간주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하다는 주장이 있다. 몸짓과 표정, 대사처리로 유머를 만들어내는 피지컬 코미디를 비롯하여 즉흥적인 스탠드업 코미디, 스케치 코미디, 블루 코미디(화장실 유머), 시트콤, 코미디 호러, 부조리 코미디, 모큐멘터리, 희비극, 반전형 코미디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코미디 영화는 다른 영화 장르에 비해 배우의존도가 높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거나 희극 전문 배우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코미디의 순기능은 풍자와 해학을 통해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이슈에 대해 논평한다. 전형성이 과장된 인물들을 지켜보며 관객들은 스스로와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되고 희극적 유희 속에 비판적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대다수의 희극 배우들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세계에서 콩트 소재를 관찰한다.





#40 : 사우스 파크: 더 커진, 더 길어진, 잘리지 않은 (South Park: Bigger, Longer & Uncut·1999) 트레이 파커

<톰과 제리>, <심슨 가족>과 함께 최고의 TVA로 꼽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극장판은 ‘아름다움’을 다룬 TV 에피소드를 확장시켰다. 그래서 크고, 많은, 그리고 엄청난 욕설과 선정성을 자랑한다. 그렇지만 사우스파크답게 미국 사회의 치부에 관한 풍자를 이어간다. 검열, 언론, 청춘에 대한 사회적 논평을 겸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캐나다를 탓합시다(Blame Canada)’로 제 72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올랐다는 점이다.




#39 : 왝더독 (Wag The Dog·1997) 배리 레빈슨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당신은 가짜 뉴스에 속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지금 보고 있는 뉴스가 진짜일까? 현대인은 언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라도 내 입맞에 맞는 것만 ‘사실로’ 받아들이는 편향에 빠져있다. 그 ‘팩트’가 때론 권력에 의해, 때론 자본에 의해, 때론 언론사 스스로 조작하고 왜곡하고 과장함에도 대중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 <왝더독>은 가짜뉴스, 여론 조작, 흑색선전, 프로파간다(선전·선동)에 관한 훌륭한 교보재이다. 미디어와 정치권력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블랙코미디로 개봉 당시 미국의 정치적 현실과 너무도 흡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참고로 제목은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말한다. 주식시장에서 선물(꼬리)시장이 현물(몸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금융 용어이다.




#38 : 대역전 (TRADING PLACES·1983)/구혼작전 (COMING TO AMERICA·1988) 존 랜디스 

코미디영화는 흑인 배우와 감독에게 허락된 몇 안 되는 장르 중 하나이다. 에디 머피는 피부색에 구애받지 않고 ‘80년대’를 웃겼다. 그의 출세작 <대역전>은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왕자와 거지’ 이야기다. 내용은 동화이지만, 제이미 리 커티스의 노출이 있어서 성인 등급을 받았다. 


<구혼작전>은 에디 머피가 직접 각본을 쓸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한 영화다. 아프리카 자문다 왕국의 왕자 아킴(에디 머피)이 직접 왕자비를 찾으러 미국 와서 벌이는 소동을 따라가는 로맨틱 코미디다. 고귀한 왕자가 직접 본 뉴욕 빈민가 탐방은 얼핏 동화처럼 단순하게 그려지지만, 인종 간 격차를 날카롭게 꼬집는 것 같다. 흑인과 아프리카에 대한 전근대적인 편견을 갖고 있지만, 주체적인 여성 리사(샤리 헤들리)에게 반해 열심히 구혼을 펼치는 것 자체가 동화적인 로맨스를 탈피한 것이다.




#37 : 이디오크러시 (Idiocracy·2006) 마이크 저지

“제발 책 좀 읽어!“라는 주인공의 절규처럼 이 코미디영화는 점점 다큐멘터리가 되어간다. 영화는 냉동인간 실험 도중 사고로 전 세계 평균 지능이 IQ 60대까지 떨어진 26세기에 깨어나서 겪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유튜브, 쇼츠, 틱톡 검색이 일반화된 요즘 전세계적으로 지식을 가진 이를 낮잡아 여기는 반지성주의가 강세다. 본질을 파악하는 시간과 노력을 아낀다는 명분 하에 가짜뉴스에 현혹되기 쉽상이다. 이 같은 지성의 결여는 곧 시민의식의 결여로 연결된다. 


정경유착, 국방비리, 가족계획, 저출산, 물질만능주의, 포퓰리즘, 독과점 카르텔, 문화산업의 폭력화과 성상품화, 무분별한 광고 공해, 중우정치 등 현대 사회가 가지는 문제점을 개혁하지 않고 500년간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현대 사회문제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를 고치지 않고 말초적 유희만 따르는 인류는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디오크러시>에 표현하고 있는 ‘미래의 바보들’의 행태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무거운 주제보다 자극적인 화장실 유머에만 반응하며 웃는 ‘오늘의 대중’을 풍자하는 장치이다. 이를 우려한 배급사 20세기 폭스는 예고편, 포스터, 홍보나 시시회를 열지 않았다. 북미 7개 도시의 130개 극장에서만 소규모로 개봉했다.




#36 : 라이어 라이어 (Liar Liar·1997) 톰 새디악

<정직한 후보>의 정신적 원작, 짐 캐리가 변호사를 연기할 거라면, 존 그리샴식 법률 드라마는 아닐 것이다. 출세를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변호사 플래처 리처드는 아들의 소원으로 하루 동안 진실만을 말해야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렸다. 물질만능주의의 유혹과 부성애(父性愛) 사이에서 갈등하는 짐 캐리의 성숙한 연기가 코믹하면서도 훈훈한 감동을 준다. 명불허전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최고의 볼거리지만, 이 휴먼드라마는 짐 캐리에게 정극 연기이 가능하다는 능력을 입증했다.




#35 :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1972) 루이스 부뉴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루이스 부뉴엘답게 초현실주의적이다. 현실 장면사이마다 4번의 꿈과 3번의 삽입된 내러티브(극중극)을 오가는 실험적인 형식으로 부르주의 계급의 위선을 풍자한다.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번번이 식사 모임을 실패하는 상류층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왜 식사 모임이냐는 점이다. 먹는다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꿈으로 상징되는 계급과 권위를 상실할지 모른다는 무의식적인 공포 때문에 먹지 못한다.




#34 :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Mr. Smith Goes To Washington·1939) 프랭크 카프라

아카데미 각본상

정치풍자의 수위를 관찰하면, 그 사회의 건강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프랭크 카프라는 공화주의(민주주가 아니라)를 신봉하는 이상주의자를 통해 오늘날 행정제도가 작동하는 원리를 밝힌다. 이권만을 추구하는 부패한 정치세력, 막강한 자본을 원천으로 정책에 압력을 가하는 재벌의 폐해, 철저히 기득권의 편에서 움직이는 언론의 타락 등은 오늘날 정치판에 대입했을 때 거의 이질감 없이 들어맞는다. 


그리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을 다룬 여러 매체 중에 거의 원조격인 작품이다. 




#33 : 패딩턴 1·2 (Paddington·2014-7) 폴 킹

<영화로 이식된 그림책>이라는 해묵은 표현이 어색하지 않게 어울린다. 주변인의 정서, 흔들리지 않는 주제의식, 영상언어로 풀어내는 솜씨까지 만점짜리 가족영화다. 


1편의 말하는 곰의 도시 적응기는 우리에게 곰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2편에 이르러서는 패딩턴이 인간사회에 쉽게 적응하도록 그를 대하는 이웃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공동체로서의 성숙한 태도로까지 나아갔다.




#32 : 그의 연인 프라이데이 (HIS GIRL FRIDAY·1940) 하워드 혹스 

장르의 마술사 ‘하워드 혹스’는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의 <프런트 페이지, 1931>을 리메이크하면서 기자 힐디 존슨의 성별을 바꾼다. 유능한 여기자 힐디(로잘린드 러셀)가 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편집장이자 전 남편 월터 번즈(캐리 그랜트)는 탈옥 사건과 비리 폭로를 취재하라고 명령한다. 기자들끼리의 취재경쟁과 자극적인 보도가 연달아 이어지고, 사건과 루머는 꼬리를 물고 끝없이 긴장감을 형성한다. 그랜트와 러셀은 기관총을 쏘아대듯 현란한 언어의 유희를 펼친다. 특히 코믹한 타이밍과 날렵한 말 받아치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리하자면, <그의 연인 프라이데이>를 스크루볼 코미디 역사상 가장 빠른 말이 오가는 남녀의 격전장 그 자체다. 엉뚱하기 이를 데 없는 유머는 특종과 판매부수를 올리기 위해 오보와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을 우스꽝스럽게 질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31 :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Nameless Gangster: Rules Of Time ·2012) 윤종빈

작정하고 만든 블랙코미디다. 죄다 얽히고설킨 혈연·지연·학연 등 인맥에 쉽사리 좌우되고 서열에 집착하는 기성세대의 추태를 사실대로 전시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사회의 관행에 일치하므로 영화의 풍자와 해학이 말 그대로 살아있다. 이렇게 윤종빈은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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