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코미디 영화 추천 BEST 110 (7)

TOP 110 Comedy Movies Of All Time

by TERU

코미디 영화는 가장 오래된 장르 중 하나로,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제작된다. 코미디 장르는 전통적으로 해피 엔딩을 지향하지만, 블랙 코미디는 예외다. 초기의 무성 영화들부터가 코미디 요소가 다분했다. 슬랩스틱은 음향 없이 시각적 묘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유성여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코미디 영화는 더욱 인기를 얻게 된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에서 웃음을 유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사로 위트를 뽐낼 수 있게 되었다.


영화에 드라마와 함께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코미디를 하나의 장르로 간주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하다는 주장이 있다. 몸짓과 표정, 대사처리로 유머를 만들어내는 피지컬 코미디를 비롯하여 즉흥적인 스탠드업 코미디, 스케치 코미디, 블루 코미디(화장실 유머), 시트콤, 코미디 호러, 부조리 코미디, 모큐멘터리, 희비극, 반전형 코미디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코미디 영화는 다른 영화 장르에 비해 배우의존도가 높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거나 희극 전문 배우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코미디의 순기능은 풍자와 해학을 통해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이슈에 대해 논평한다. 전형성이 과장된 인물들을 지켜보며 관객들은 스스로와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되고 희극적 유희 속에 비판적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대다수의 희극 배우들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세계에서 콩트 소재를 관찰한다.




#40 :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A Fish Called Wanda·1988) 찰스 크레이튼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wanda01.jpg

영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선’에서 독립한 존 클리스는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에서 그의 재능을 증명한다. 이 범죄 코미디는 보석상을 터는 범행을 다루고 있다. 오락 범죄물이 그러하듯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신뢰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이처럼 서로 믿지 않는 아마추어 범죄자들이 각자 다른 속셈과 내부의 동맹관계를 감추고 있다.


무시무시한 범죄자들은 하나같이 어느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신기한 녀석들로만 쏙쏙 골라 놨다. 거기다 영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를 노골적으로 웃음거리로 삼은 ‘태도’에서 왁자지껄한 폭소를 터뜨리도록 촘촘하게 미리 매설해 놨다.



#39 :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THE 40 YEAR OLD VIRGIN·2005)/사고 친 후에(Knocked Up·2007) 주드 아패토우

40-year-old-virgin.jpg

소위 ‘아패토우 군단’이라 불리는 세스 로건, 에반 골드스미스, 마이클 세라, 폴 러드, 조나 힐, 그렉 모톨라, 빌 헤이더는 꼭 기억해둘 이름들이다. 이들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사고 친 후에, 슈퍼배드,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등에서 유머가 부적절한 행동이나 말에서 나오는 당황스러운 ‘크링키(Cringe)’ 코미디의 대가들이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인물, 특히 남자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다. 게임, 만화, 비디오, 인터넷에 환장하지만,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무능하고 한심한 뿐인 부적응자들이다. 그런데 아패토우와 친구들이 주제와 인물을 다루는 방식이 20세기와 달랐다. 영화 자체가 세상으로부터 루저로 대접받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짙게 깔려있다. 또 ‘성(性)’이라는 순수한 열정을 죄의식 없이 찬양하고, 인물들을 희화화하기보다는 따뜻하게 껴안는다. 그런 연유로 변화와 성숙의 순간이 별로 겸연쩍지 않다. 자신을 책임질 줄 모르던 인물들이 조금씩 삶의 다음 단계로 진입한다. 21세기 코미디 영화에 대한 아파토우의 지배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38 :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 (Bridesmaids·2011)/스파이 (Spy·2015) 폴 페이

02_top10movieweddingscenes.jpg

지난 10년 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희극배우 중 한 명으로 ‘멜리사 매카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로 주목을 받은 후 스파이에서 주연배우로서의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그녀는 폴 페이그 감독과 함께 그동안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블루 코미디를 여성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요란한 소동극 속에서 그녀들의 속사포 욕설과 무진장 배설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왜냐하면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은 친구관계에서 여자들이 남자와는 다른 식으로 우정을 쌓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파이〉는 현장요원으로 투입된 사무직 여성의 애환에 공감할 여지가 충분하다. 즉, 에스트로겐이 잔뜩 주입된 화장실 유머에서 ‘여성성’을 발견하는 재미가 어디 흔하겠냔 말이다.



#37 : 블루스 브라더스 (THE BLUES BROTHERS·1980) 존 랜디스

Blog-10Features-AfricanAmericanHistoryMonth.png

1976년부터 ‘SNL(Saturday Night Live)에서 존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는 블루스 브라더스라는 음악 개그를 했다. 그들은 SNL캐릭터와 음악적 재능을 스크린에 가져갔다. 레이 찰스, 아레사 프랭클린, 제임스 브라운, 캡 캘러웨이, 존 리 후커, 스티브 크로퍼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직접 참여한 만큼 농담으로 건, 음악으로 건 완성도야 두말할 나위가 없다. 카메오도 화려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존 랜디스, 존 캔디, 프랭크 오즈, 캐리 피셔가 기꺼이 얼굴을 내비쳤다. 또, 당시 역사상 가장 많이 차량을 부순 영화답게 훗날 ’ 자동차 추격전의 교과서‘로 추앙받게 된다.


그들의 포복절도 코미디영화는 권위주의와 시스템에 대한 반항으로 읽힌다. 불행히도 그들이 건드린 이슈 상당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혐오와 갈등, 차별이 만연한 현재도 이들의 개그는 살아 숨 쉰다.



#36 : 일렉션 (Election·1999) 알렉산더 페인

Election (1999) Criterion (1080p BluRay x265 10bit Tigole).mkv_20250226_220633.616.jpg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하는 정치영화인 〈일렉션은 하이틴 영화의 탈을 쓴 실랄한 정치풍자다. 정치적 이상주의가 어떻게 타락하는지 낱낱이 공개한다. 워싱턴 정치가에 대한 냉소가 가득한 코미디는 거의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어 인간의 본성에 관한 유머와 위트가 정곡을 날카롭게 찌른다.



#35 : 쉘 위 댄스 (SHALL WE ダンス?·1996) 수오 마사유키

쉘위댄스Shall.We.Dance.1996.1080p.BluRay.x264.AAC5.1-[YTS.MX].mp4_20240731_231545.949.jpg

춤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는 40대 샐러리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일본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했고, 2004년에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됐다.


국내에 〈으랏차차 스모부, 1992〉로 알려진 수오 마사유키의 단아하고 넉넉한 폼으로 소시민을 껴안은 오즈 야스지로의 드라마를 계승했다. 이런 화법은 현해탄을 건너와서 반칙왕, 천하장사 마돈나, 댄싱퀸 등으로 전파되었다.



#34 :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1972) 루이스 부뉴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le-charme-discret-de-la-bourgeoisie-14-1500x562.jpg

루이스 부뉴엘답게 초현실주의적이다. 현실 장면사이마다 4번의 꿈과 3번의 삽입된 내러티브(극중극)을 오가는 실험적인 형식으로 부르주의 계급의 위선을 풍자한다.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번번이 식사 모임을 실패하는 상류층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왜 식사 모임이냐는 점이다. 먹는다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꿈으로 상징되는 계급과 권위를 상실할지 모른다는 무의식적인 공포 때문에 먹지 못한다.



#33 : 이디오크러시 (Idiocracy·2006) 마이크 저지

이디어크러시1618908586-1684.jpg

“제발 책 좀 읽어!“라는 주인공의 절규처럼 이 코미디영화는 점점 다큐멘터리가 되어간다. 영화는 냉동인간 실험 도중 사고로 전 세계 평균 지능이 IQ 60대까지 떨어진 26세기에 깨어나서 겪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유튜브, 쇼츠, 틱톡 검색이 일반화된 요즘 전세계적으로 지식을 가진 이를 낮잡아 여기는 반지성주의가 강세다. 본질을 파악하는 시간과 노력을 아낀다는 명분 하에 가짜뉴스에 현혹되기 쉽상이다. 이 같은 지성의 결여는 곧 시민의식의 결여로 연결된다.


정경유착, 국방비리, 가족계획, 저출산, 물질만능주의, 포퓰리즘, 독과점 카르텔, 문화산업의 폭력화과 성상품화, 무분별한 광고 공해, 중우정치 등 현대 사회가 가지는 문제점을 개혁하지 않고 500년간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현대 사회문제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를 고치지 않고 말초적 유희만 따르는 인류는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디오크러시에 표현하고 있는 ‘미래의 바보들’의 행태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무거운 주제보다 자극적인 화장실 유머에만 반응하며 웃는 ‘오늘의 대중’을 풍자하는 장치이다. 이를 우려한 배급사 20세기 폭스는 예고편, 포스터, 홍보나 시시회를 열지 않았다. 북미 7개 도시의 130개 극장에서만 소규모로 개봉했다.



#32 : 그의 연인 프라이데이 (HIS GIRL FRIDAY·1940) 하워드 혹스

hisgirlfriday1940.206.jpg

장르의 마술사 ‘하워드 혹스’는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의 〈1면, 1931〉을 리메이크하면서 기자 힐디 존슨의 성별을 바꾼다. 유능한 여기자 '힐디(로잘린드 러셀)'가 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편집장이자 전 남편 '월터 번즈(캐리 그랜트)'는 탈옥 사건과 비리 폭로를 취재하라고 명령한다. 기자들끼리의 취재경쟁과 자극적인 보도가 연달아 이어지고, 사건과 루머는 꼬리를 물고 끝없이 긴장감을 형성한다. 그랜트와 러셀은 기관총을 쏘아대듯 현란한 언어의 유희를 펼친다. 특히 코믹한 타이밍과 날렵한 말 받아치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리하자면, 그의 연인 프라이데이를 스크루볼 코미디 역사상 가장 빠른 말이 오가는 남녀의 격전장 그 자체다. 엉뚱하기 이를 데 없는 유머는 특종과 판매부수를 올리기 위해 오보와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을 우스꽝스럽게 질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31 : 반칙왕 (THE POUL KING·2000)/조용한 가족 (The Quiet Family·1998) 김지운

반칙왕 The Foul King,2000.1080p.WEBRip.H264.AAC.mp4_20250226_223851.877.jpg

김지운은 데뷔작 조용한 가족에서 한국영화로는 보기 드문 블랙코미디 요소를 사용해서 ‘코믹 잔혹극(호러 코미디)’을 표방하여 크게 성공했었다. 김지운이 개척한 루트를 따라 신정원 감독의 시실리 2km나 김상진 감독의 귀신이 산다가 뒤따랐다.


그다음 작품 반칙왕에서 직장인들과 프로레슬러들의 애환과 생활, 그리고 해방감을 김지운 특유의 스타일과 엉뚱한 유머감각으로 그려냈다. 소심한 소시민 대호(송강호)의 연기 디테일은 웃다가도 끝내 관객을 울게 만드는 페이소스가 한가득 담겨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