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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28. 2021

코미디 영화 추천 BEST 110 (9)

TOP 110 Comedy Movies Of All Time

코미디 영화는 가장 오래된 장르 중 하나로,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제작된다. 코미디 장르는 전통적으로 해피 엔딩을 지향하지만, 블랙 코미디는 예외다. 초기의 무성 영화들부터가 코미디 요소가 다분했다. 슬랩스틱은 음향 없이 시각적 묘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유성여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코미디 영화는 더욱 인기를 얻게 된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에서 웃음을 유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사로 위트를 뽐낼 수 있게 되었다.


영화에 드라마와 함께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코미디를 하나의 장르로 간주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하다는 주장이 있다. 몸짓과 표정, 대사처리로 유머를 만들어내는 피지컬 코미디를 비롯하여 즉흥적인 스탠드업 코미디, 스케치 코미디, 블루 코미디(화장실 유머), 시트콤, 코미디 호러, 부조리 코미디, 모큐멘터리, 희비극, 반전형 코미디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코미디 영화는 다른 영화 장르에 비해 배우의존도가 높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거나 희극 전문 배우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코미디의 순기능은 풍자와 해학을 통해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이슈에 대해 논평한다. 전형성이 과장된 인물들을 지켜보며 관객들은 스스로와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되고 희극적 유희 속에 비판적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대다수의 희극 배우들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세계에서 콩트 소재를 관찰한다.





#20 : 일렉션 (Election·1999) 알렉산더 페인

<일렉션>은 하이틴 영화의 탈을 쓴 실랄한 정치풍자다. 정치적 이상주의가 어떻게 타락하는지 낱낱이 공개한다. 정치가에 대한 냉소가 가득한 코미디는 거의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어 인간의 본성에 관한 유머와 위트가 정곡을 날카롭게 찌른다.




#19 : 피와 아이스크림 3부작 (Cornetto Trilogy·2004-13) 에드가 라이트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지구가 끝장나는 날>은 흔히 ‘코르네토 트릴로지’로 묶인다. 3부작의 공통점은 펍이 반드시 나오고, 아이스크림 콘(코르네토)를 먹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에드가 라이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영화나 특정 장르를 패러디하는 방식을 영화적 동력으로 삼는다. 또, 그만의 현란한 편집이 가져다주는 리듬에서 액션과 코미디가 태어난다. 놀라운 것은 이 탁월한 코미디가 뻔한 해결을 향해 질주하며 막을 내리는 것으로 보일 때쯤 시침을 뚝 데면서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펼쳐낸다는 점이다. 각 편마다 그 특별함이 무엇인지 짧게 살펴보자!     


1편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조지 로메로의 좀비물을 패러디하면서 진지함을 잃지 않는다. 호러, 코미디, 로맨스, 브로맨스의 요소를 결합해 완벽한 칵테일을 완성한다. 사태가 해결되고 나서 라이트는 총 몇 방 쏜 걸로 좀비화된 현대사회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2편 <뜨거운 녀석들>에서 그가 구사하는 유머 역시 대부분 숏과 숏 사이, 장면과 장면 사이에서 발생한다. 갖가지 설정은 버디 캅 코미디 장르의 의표를 찌르고, 시퀀스 안의 진행방식은 관객의 기대를 서너 걸음 앞서간다. 일상에 숨어든 악의 정체는 영국 사회의 보수성과 집단이기주의, 파시즘이었다. 악은 언제나 악하지만, 피해자의 탈을 쓰고 있을 때 제일 악하다.   

  

3편 <지구가 끝장나는 날> 역시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남자들의 허세 허풍에 대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 술집에서 주인공 일행은 끔찍할 정도로 웃기다가 돌연 외계 침공 영화 습관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SF영화적인 면과 묵시록적인 면 모두에서 그러한 관습을 거부하는 놀라운 파격을 감행한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숙해지는 관점의 변화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결국 코르네트 3부작은 ‘어른들의 성장담’으로 최종 판명 난다.  




#18 : 기생충 (Parasite·2019) 봉준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작품·감독·극본·국제영화상

<기생충>의 결말은 아무도 웃지 않지만, 영화 곳곳에 시종일관 키득거리지 않을 수 없는 블랙코미디와 슬랩스틱이 산재해있다. 희극은 우스꽝스러워보여도 현실에 기반을 둬야 사람들이 웃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보다 더 쉽고 가볍게 ‘양극화’와 ‘계급투쟁(언더 도그마)’을 논한 작품은 극히 드물다.




#17 : 셜록 2세 (SHERLOCK, JR.·1924) 버스터 키튼, 로스코 어벅클

버스터 키튼의 가장 웃긴 영화는 추측컨대 <스팀보트 빌 주니어(1928)>이겠지만, 짜임새 있는 플롯과 놀라운 신체 동작, 탁월한 미학 그리고 현실 대 환상이라는 영원한 이분법에 대한 전위적 탐색을 담고 있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놀라운 묘기와 복잡하게 얽힌 익살은 이 44분짜리 영화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간다. 미국사회의 상승지향성은 사회학적 논평이며, 상상 속에서의 성취를 향한 이중성은 심리학적 모티브를 담고 있다. 평범한 주인공은 실제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예술의 본질에 관한 고찰이기도 하다. 루이스 부뉴엘, 우디 앨런, 웨스 크레이븐, 성룡,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한 많은 영화감독들이 키튼의 저항할 수 없는 익살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다. 




#16 : 사느냐 죽느냐 (To Be Or Not To Be·1942) 에른스트 루비치

나치 점령하의 폴란드 연극단원이 주인공들이다. 연극배우 부부의 삼각관계와 첩보전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서로에게 동기와 긴장을 제공한다. 정보전과 불륜은 거짓을 꾸며내고 진실을 가려내려는 점에서 동일한 성격을 가진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오래된 비유를 통해 쌍방의 전쟁을 흥미롭게 엮는다. 




#15 : 불타는 안장 (BLAZING SADDLES·1974) 멜 브룩스

한때 굉장히 유치한 슬랩스틱과 패러디를 마구 뒤섞은 코미디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에어플레인>, <총알탄 사나이>, <못 말리는 람보>, <무서운 영화> 시리즈 등의 원조는 바로 서부극 장르를 패러디한 <불타는 안장>이다. 이미 <프로듀서, 1967)>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멜 브룩스는 그들의 조물주이자 선생님이었다. 이후 고전 호러영화를 패러디한 <영 프랑켄슈타인, 1974>, 히치콕의 세계를 마음대로 재조합한 <고소공포증, 1977>, 당대 SF영화에 대한 유쾌하게 응답한 <스페이스 볼, 1987>로 일명 브룩스 제국을 건설했다.


멜 브룩스의 비틀기와 뒤집기의 매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는 고전 장르영화의 공식을 영화의 줄거리와 장면에 꼼꼼하게 삽입한다. 그래서 히트작의 장면들만 패러디하는 데 집중하는 최근 패러디 코미디에 비해 영화적인 텍스트가 풍부하다.




#14 : 취권 2 (The Legend Of Drunken Master·1994) 유가량 

아카데미 공로상

최근 그의 행보는 유감스럽지만, 그는 액션코미디 부분에서 단연 본좌로 군림한다. 그의 영화를 보고나면 찰리 채플린이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명언이 저절로 연상된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성룡 코미디 중에 제일 어둡고, 상처뿐인 승리이기 때문이다.




#13 : 애니 홀 (Annie Hall·1977) 우디 앨런

아카데미 작품·감독·각본·여우주연상

우디 알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그가 코미디에 미친 영향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특징을 짚어보기에는 <애니 홀>보다 더 좋은 예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스타일적인 실험으로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뉴욕을 무대로, 우디 앨런과 다이앤 키튼의 연기 조화, 지적이고 재치 있는 각본, 고든 윌리스의 촬영, 제4의 벽, 소격 효과 등을 통해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흩트리며 대중영화에서의 금기시되는 기법을 시도했다.  


이 영화는, 어느 날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좋은 날들과 나쁜 날들을 오가다가 권태가 오고 결국 헤어지게 되는 그 반복적인 과정이 사랑의 속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별하고 대단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더라도 비이성적이며 변덕스러운 연애경험이 우리 삶과 인간에 대한 긍정에 이른다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12 :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 (THIS IS SPINAL TAP·1984)/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1989) 롭 라이너

<이것은 스파이널 탭이다>는 가상의 영국 밴드가 미국 시장에 상륙하면서 겪게 되는 해프닝을 담았다. 우스꽝스러운 바보짓과 음악에 관한 순수한 열정 사이에서 춤을 추며, 롭 라이너는 궁극적으로 영화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가다듬게 만든다. 머지않아 <웨인즈 월드 (1992)>, <블레어 위치 (1999)>, <보랏 (2006)>, <클로버필드 (2008)>, <디스트릭트 9 (2009)>,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2014)> 등의 ‘모큐멘터리(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를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이 날개짓이 훗날 ‘파운드 푸티지’에 이르기까지 계보를 열었다. 이보다 먼저 모큐멘터리를 시도한 <카니발 홀로코스트, 1980>이 있지만, 미국에서 제한적으로 개봉금지가 풀린 것은 1985년 6월 14일이라 <이것은 스파이널 탭이다!>보다 늦게 상영됐다.     


그리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다. 노라 애프론이 두 번째 남편을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쓴 시나리오에는 현대의 데이트심리를 정확히 포착했다. 




#11 : 모던 타임스 (MODERN TIMES·1936) 찰리 채플린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은 그의 작품뿐 아니라 코미디 장르 전반에 관통한 핵심을 짚었다. 대표작 <모던 타임스>는 채플린이 1931년과 1932년에 18개월에 걸쳐 세계여행을 하며 민족주의의 대두와 대공황과 실업과 자동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며 가장 극명하게 느꼈던 문제들에서 유머를 발굴했다.     


어떤 영화평론가는 라이벌 버스터 키튼과 비교해서 이런 분석을 내렸다. “채플린은 사랑스러운 방랑자(The Tramp)이지만, 사회에 대해 냉소적이다. 대부분의 채플린 영화들은 그가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방랑을 떠나는 것으로 끝난다. 반면, 키튼은 무표정한 얼굴(Stone Face)이지만,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결국 사회에 편입되는 것으로 끝난다.” 실제로 키튼은 늘 중산층의 샐러리맨을 연기했다. 또한 채플린이 정부와 근대사회에 거부감을 드러낸다면, 키튼은 자본주의를 긍정했다. 기관사로 분한 <제너럴, 1926>과 촬영기사로 재밌는 상황을 연출한 <카메라맨, 1928>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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