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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17. 2021

더 파더, 색다른 디멘시아 체험기

(The Father, 2020)

런던의 아파트에서 노후를 보내는 안소니(안소니 홉킨스)는 80대 노인으로 디멘시아(후천적 지체발달)를 앓고 있다. 자신을 돌봐주던 ‘앤’(올리비아 콜맨)은 물론 급기야 자기 자신까지 의심하게 된다.

<더 파더>는 디멘시아를 앓는 노인의 정신적 혼란을 다룬 작품이다.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안 젤러의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그는 직접 이 작품을 연출하며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보통 치매를 다루는 영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아무르>, <장수상회>같은 진중한 드라마이고, 둘째 <살인자의 기억법>,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같은 스릴러다. 그런데 <더 파더>는 ‘미스터리’라는 세 번째 길을 개척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정보의 불확실성’이며 이를 오인함으로써 안소니 홉킨스가 표정연기만으로 치매 환자로써 느끼는 공포, 슬픔, 불안, 고통과 위안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므로 줄거리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끝없이 관객을 속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정적인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클래식 음악, 벽의 색상, 가구의 재배치를 통해 영화적 리듬을 준다.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를 교체하거나 무대나 소품을 바꿈으로써 더욱더 정보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한다. 이것이 긴장감을 낳고, 어긋난 기억으로 고통을 겪는 디멘시아 환자의 심경을 간접 경험하도록 이끈다.


★★★★☆ (4.4/5.0)


Good : 관람이 아닌 경험으로 이끌다.

Caution : 소재가 소재이다 보니

■원작과 다른 점이있다. 원작에서 앤이 파리에서 런던으로 떠나는 반면에 영화에서는 앤이 런던에서 파리로 이사 가는 것으로 나온다. 안소니의 불평도 달라지는데 1년 내내 비가 내린다고 딸에게 투정을 부린다.

■플로리안 젤러는 자신의 연극 <THE SON>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현재 로라 던과 휴 잭맨이 캐스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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