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corice Pizza·2021》 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이런저런 임시직을 전전하며 장래에 관해 별다른 생각이 없는 25살 ‘알라나(알라나 하임)‘는 15세 소년 ‘개리(쿠퍼 호프만)’의 졸업 앨범 촬영 날에 도우미로 일을 하게 된다. 첫눈에 반한 개리는 알리나에게 ‘나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고, 당신도 그럴 것’라며 호언장담한다.
영화는 피카레스크 형식으로 에피소드들이 나열된다. 우리가 썸을 탈 때 상대의 마음을 몰라 전전긍긍하지 않나? 현실의 연애에서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처럼 영화 역시 로맨스의 에너지를 쫓을 뿐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 서사를 쫓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TA는 느슨한 이야기 얼개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만큼 ‘체호프의 총’에 충실한 영화다.
개별의 에피소드를 묶는 정서는 무엇일까? PTA는 조지 루카스의 <청춘낙서(1973)>의 질감과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서라고 인터뷰했다. 알리나는 개리의 연기활동을 돕는 매니저가 되는가 하면, 게리의 엉뚱한 물침대 사업에 동참하면서 둘의 관계가 깊어진다. 이런 이야기는 왜 삽입되어 있을까?
영화는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개리 고츠먼의 실화가 모티브다. 고츠만이 아역 배우로 활동하며 여러 사업을 벌였던 일화에서 영화는 출발했다. 게다가 PTA가 어린 시절에 살았던 샌 페르난도 밸리를 배경으로 찍었다. 본인의 고향에서 유년시절의 기억과 사진을 바탕으로 이야기에 살을 붙였다.
그래서 영화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처럼 7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향수로 가득 차 있다. 타란티노처럼 과거의 신화에 연연하지 않고, 당시 미국 영화산업의 정취를 쫓으면 예리하게 풍자한다. 카메오도 할리우드와 관련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존 피터스(브래들리 쿠퍼)‘는 슈퍼맨 시리즈의 유명 제작자이고, 잭 홀든(숀 펜)은 왕년의 액션 스타인 윌리엄 홀든을 모티브로 출연작 <도곡산>이 언급된다. 그밖에 오일쇼크, 물침대, 핀볼 게임 같은 그 당시의 이슈를 적극 끌어다가 영화 곳곳에 투영해놓았다.
한마디로 PTA가 기억하는 1973년 할리우드의 정치·경제 ·문화를 재현한 셈이다. 그리고 영화 제목부터 이 시대에 향한 PTA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리코리쉬 피자는 속칭 바이닐(레코드)을 뜻한다. 레코드의 검은색은 리코리쉬 캔디 색깔과 비슷하고, 판의 모양은 피자를 연상하기 때문에 저런 별명이 생겼다. 이를 그대로 상호로 이용한 음반 체인점이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 처음 생겼다. 따라서 미국인에게 리코리쉬 피자라고 하면 레코드 즉 1970년대의 향수가 저절로 연상되는 것이다.
사운드트랙에서 그 애착이 발견된다. 데이빗 보위의 'Life On Mars?', 제임스 갱의 'Walk Away', 도어스의 'Peace Frog', 소니 앤 셰어의 'But You're Mine', 폴 매카트니의 'Let Me Roll It' 등은 그 시대의 낭만으로 가득하다.
웨스 앤더슨이 자신이 어릴 적에 애독했던 잡지 ‘뉴요커’을 <프렌치 디스패치>로 추억하듯이 PTA도 이 로맨틱 코미디로 애향심을 드러낸다. 즉 영화 자체가 그 기억의 흔적이자 시대의 회고록이다.
★★★☆ (3.8/5.0)
Good : PTA 영화 중 가장 쉽고 유쾌하다.
Caution : 70년대 할리우드를 모른다면?
●<펀치 트렁크 러브>로 칸 영화제 감독상, <데어 윌 비 블러드>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마스터>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 감독상까지 3대 영화제 감독상을 휩쓴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3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에 후보에 올랐다.
●설 연휴 후에 감기몸살로 인해 브런치를 잠시 떠나 있었어요. 모두들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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