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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20. 2022

올해의 앨범 2022

Best Albums Of 2022

#30 : 뉴진스 - 《New Jeans EP》

https://youtu.be/js1CtxSY38I  

올해의 기획, 기획의 방향은 <Back To 90s>다. 정확히는 90년대 가요가 아니라 90년대 팝 미학에 빚을 지고 있다. 과거의 음악을 지향하는 것은 민지, 한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시각적 컨셉과도 일치한다. 뉴진스는 파격과 반항적인 제 4세대 걸그룹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체성을 지향한다. 청량한 하이틴 장르는 언제나 10대들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옷이기 때문이다.      


KEY Tracks : "Attention", "Hype Boy", "Cookie"     




#29 : 제이홉 - 《Jack In The Box》

https://youtu.be/QmpTkkaKYSU    

올해의 성장담, 정호석은 당연하게 솔로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투영되어있다. 올드 스쿨 힙합의 카테고리 안에서 본인이 정말 말하고 싶은 진심을 토로한다. 예명에 ‘희망’을 들어간 것에 착안한 판도라의 상자를 인용한 것이나, 상자를 벗어나 세상과 부딪히는 결말로 이어지는 내러티브가 탄탄하다. 명확한 컨셉 아래 한 우물만 판 장인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KEY Tracks : Pandora's Box, 방화 (Arson), = (Equal Sign)    




#28 : 배드 버니(Bad Bunny) - 《Un Verano Sin Ti》

https://youtu.be/Cr8K88UcO0s

올해의 아리랑, 푸에르토리코 래퍼, 배드 버니는 올여름을 접수했다. 이 LP는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앨범이 되었고, 올해 빌보드 200에서 오래 머물렀으며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오른 최초의 스페인어 앨범으로 새 역사를 썼다. 이 음반에는 아티스트의 자의식이 살아있다.      


웃으면 1류라고 했던가? 《Un Verano Sin Ti》은 이민자의 고통에 관한 것이지만, 히스패닉 전통에 보내는 연애편지이기도 하다. 카리브 해의 음악스타일을 통해 고향과 뿌리를 잊지 말자고 호소한다. 그러면서 청중의 관심을 계속 얻기 위해 전통음악을 다양한 사운드, 리듬(비트)을 현대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런 점에서 우리 K-POP도 국악을 대중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KEY Tracks : Titi Me Pregunto, Ojitos Lindos, Otro Atardecer, Me Fui de Vacaciones   

  



#27 : 브론즈 - 《Skyline》

https://youtu.be/GICTvPz3t54

올해의 마무리, SNS에서 프로듀서 브론즈는 《East Shore(2019)》, 《Aquarium(2020)》으로 시티팝의 장인으로 회자되었다. 부드러운 사운드에 도회적인 《Skyline》로 삼부작이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한다. 장대한 프로젝트를 이끌고 간 그 노고를 잊지 않겠다. 

   

KEY Tracks : Ondo, Smooth Flight, Odyssey, Without The Star      

     



#26 : 한정인 - 《Spells》

https://youtu.be/QxbxeudY5Pg

올해의 순수, 아이 같은 청아한 음색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음악은 계산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앨범은 감정기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도 따뜻한 위안을 안긴다. 주문이라는 제목대로 이 거대한 세계관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Z세대가 피부로 느끼는 불안과 우울이다. 그렇기에 마법처럼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한다.     


KEY Tracks:  Borderline, 묵시록, Wallflower    


      


#25 : 덴젤 커리(Denzel Curry) - 《Melt My Eyez See Your Future》

https://youtu.be/C-com9M91-4   

올해의 무사, 플로리다 최고의 MC는 성공의 부담, 과거의 트라우마, 사회정치적 갈등을 음악에 어떻게 녹일까 고민한다. 부캐 ‘젤 구로사와’를 내세워 사무라이 영화, 서부극, 쿵푸영화, 드럼 앤 베이스, 재즈와 소울 등 자신에게 영감을 준 뮤즈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러한 창작의 괴로움과 아픔을 랩으로 전달하며,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KEY Tracks : The Last, Walkin, Zatoichi    

  



#24 : 이찬혁 - 《Error》

https://youtu.be/Y7C8qIpo7Dg   

올해의 담백, 그의 홀로서기가 인터넷 밈(짤방)으로 소비되는 것이 귀엽다. 그런데 동생의 응원 아래 솔로 작품의 주제는 “죽음”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선율로 담백하면서도 진지하게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탐구한다.      


KEY Tracks : 장례희망, 파노라마, 뭐가     




#23 : 테일러 스위프트- 《Midnights》

https://youtu.be/rg18Kf4en2o

올해의 고백, 최근 다작을 하면서도 명반을 줄줄이 생산하는 스위프트의 재능에 감탄하게 된다. 10집은 발매 당일 1억 8600만 스트리밍, 빌보드TOP10 싱글 진입, 첫 주 300만장 판매를 기록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셀럽이 가십거리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일기장에 빼곡하게 적어놓았다. 음악은 일부러 대중성과 반 걸음정도 거리를 둔 것이 흥행을 견인했다.    

 

KEY Tracks : "Karma", "Anti-Hero", "Sweet Nothing"   

       



#22 : 찰리 XCX(Charli XCX) - 《Crash》

https://youtu.be/hw_Gtwdnp1Q

올해의 쩔어, 5집은 소위 ‘X쩌는 곡’이라는 뜻의 ‘뱅어(Banger)’모음집이다. 자신에게 명성을 안긴 하이퍼팝과 결별하고, 댄스 팝의 조류를 거슬러 올라간다. 뉴 오더, 자넷 잭슨 같은 선배들이 이룩해놓은 뉴 잭 스윙, 디스코, 펑크(Funk), 신스팝, 하우스를 소신껏 재해석한다.      


KEY Tracks: Good Ones, Beg For You, Used To Know Me     

     



#21 : 가브리엘(Gabriels) - 《Angels & Queens - Part I》

https://youtu.be/qStbMzC2S0k

올해의 영혼, 3인조 R&B 밴드는 2016년 캘리포니아 출신 작곡가 아리 발루지안과 감독 라이언 호프가 영화를 만들다가 결성되었다. 보컬에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1에서 5위를 차지한 제이콥 루스크를 영입했다. 호프가 자란 영국 선덜랜드 시의 세인트 가브리엘스 애비뉴(St. Gabriels Avenue)거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그리고 켄드릭 라마와 작업했던 콤프턴 출신 Sounwave에게 프로듀싱을 맡겼다.      


클래식은 유통기한이 없다. 이들의 음악은 복잡하지 않다. 27분 동안 니나 시몬과 빌리 홀리데이, J 딜라가 연상되는 클래식 리듬 앤 블루스, 재즈, 필라델피아 소울, 가스펠을 들려준다. 그렇게 현대 R&B가 놓치고 있는 영혼을 복원한다.    

 

KEY Tracks: Mama, If You Only Knew, Angels & Queens




#20 : 고스트(Ghost) - 《Impera》

https://youtu.be/DD2m_iqD7dI  

올해의 놀자, 스웨덴에서 배송된 5집은 순수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응답하라 1988>처럼 그때 그 시절을 상기시며 중세의 망령을 되살려난다. 달콤한 멜로디로 무덤에서 메탈 좀비를 소생시킨다. 대놓고 노골적인 상업적 리프는 하드록의 디즈니랜드로 초대한다.   

   

KEY Tracks: Spillways, Call Me Little Sunshine, Respite On The Spitalfields     


      

  

#19 : 데인저 마우스 앤 블랙 소트(Danger Mouse & Black Thought) - 《Cheat Codes》

https://youtu.be/oKwmu0kE4JE  

올해의 복고, 프로듀서 데인저 마우스는 고전 소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다. 올드 스쿨의 감성을 복원하면서 현대적인 세련미를 불어넣는다. 더 루츠의 블랙 소트의 확실한 랩으로 영광의 소울을 찬양한다. 흑인으로 겪는 모든 감정을 쏟아내지만, 모두가 즐길 만큼 선을 지킨다. 

    

KEY Tracks: Sometimes, Belize, Aquamarine  

        


#18 : 노바 트윈스(Nova Twins) - 《Supernova》

https://youtu.be/BfqaPLU_epQ

올해의 융광로, 런던 출신 2인조는 록의 미래를 옮기는 성화주자이다. 왜곡된 노이즈 팝이 놀라운 폭발은 연금술처럼 이질적인 장르를 한데 녹여낸다. 날카로우면서 간결한 곡 구조는 이전보다 더 역동적이며 실험적인 형태로 새로운 록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KEY Tracks : Antagonist" "K.M.B." "Cleopatra"     




#17 : 위켄드(The Weeknd) – 《Dawn FM》

https://youtu.be/2fDzCWNS3ig 

올해의 시간여행, 80년대 복고열풍을 불러일으킨 4집<After Hours>의 속편은 사후 세계, 즉 연옥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동안 ‘Dawn FM’이라는 라디오를 듣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컨셉은 위켄드의 농도 짙은 19금 가사로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나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Oneohtrix Point Never)이 주도한 프로듀싱이 승리로 이끈다. 단테의 《신곡》을 연상시키는 라디오방송은 이미 천국으로 승천한 80년대 말, 90년대 초의 팝을 부활한다.     


KEY Tracks : Out Of Time, Less Than Zero, Best Friends      




#16 : 더 보울스(The Bowls) - 《Blast From The Past》

https://youtu.be/fCF-7ZW7KNQ  

올해의 국보, 아이돌이 Funk/디스코 열풍을 쫓을 때 이들은 묵묵히 기타 팝에 매진한다. 한국 프로듀서들이 컴퓨터로 믹싱과 편곡을 동시에 해낼 때, 이들은 직접 연주하고, 엔지니어링을 따로 한다. 이 아날로그 방식이 꿈꾸는 것은 어쿠스틱 사운드에 담긴 인간의 손길이다. 한 뜸 한 뜸, 손으로 뜬 소리샘은 K-POP이 영생할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한다.  

    

KEY Tracks: Don't Care About Me, Blast From The Past, Mr.Love     




#15 : 폰테인즈 DC(Fontaines D.C.) - 《Skinty Fia》

https://youtu.be/Ty9Pcg3qrmU  

올해의 순정, 더블린 출신 포스트 펑크 밴드는 모순되게 들리겠지만, 자신의 신조를 뚝심 있게 밀고 갔으면서도 가장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44분 40초 내내 청자에게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프로포즈로 (음악적 뿌리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KEY Tracks : Jackie Down The Line, Skinty Fia, I Love You      




#14 : 웨트 레그(Wet Leg) – 《Wet Leg》

https://youtu.be/qGg-hitVZKQ    

올해의 파티음악, 데뷔작부터 심상치 않다. 시대를 앞서가는 동시에 과거의 영광을 환기시키는 위업을 달성한다. ‘놀고먹자’를 표방하면서도 삶이 고단한 현대인을 위로한다. 영국적인 냉소와 뻔뻔함, 초현실주의적 유머, 무정부주의적인 에너지와 겁 없는 젊은이의 도전정신이 풍성했던 90년대 대중음악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곡마다 하나씩 장착되어 있는 후크에 발맞춰 춤추다보면 앞으로의 로큰롤을 책임질 새싹의 탄생을 흐뭇하게 지켜보게 만든다.      


KEY Tracks: Angelica, Chaise Longue, Ur Mom     




#13 : 이현준- 《번역 중 손실》

https://youtu.be/4rj1ap8U_tE    

올해의 드라마, 국힙 시장보다 <쇼미더머니>가 더 큰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이현준은 칼을 갈았다.      

누구나 인생이나 음악 또는 세상에 대한 철학이 있다. 그 중에서 예술가는 그것을 표현하고 공감을 얻는 직업이다. 이현준은 그것을 해냈다. 본인이 세상과, 사람과, 사회와의 소통과정을 '번역'에 비유한 인식론이 내러티브를 탄탄하게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외부의 모든 것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의미에 집착하다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KEY Tracks: 직역, Soma, 농담    

      



#12 : 올웨이즈(Alvvays) – 《Blue Rev》

https://youtu.be/7QOKXWcHuD8    

올해의 사연, 토론토 출신 5인조 밴드의 3집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데모를 도둑맞지를 않나, 또 연습실이 홍수로 물에 잠겨 장비가 망가졌다. 겨우 LA에서 녹음을 끝낸 이 시대의 《Loveless》은 더 스미스부터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영향을 받은 모티브들에서 자신의 느낌을 온전히 전달하는 비법을 스스로 깨우쳤다.    

  

듣는 순간, 밴드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반짝반짝한 멜로디들이 마구 돌진한다. 슈게이징에다 드림 팝의 잔향, 펑크의 박진감, 조니 마의 징글쟁글(찰랑찰랑)을 섞어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 돌진하는 에너지를 드림 팝이든 인디 록이든 파워 팝이든 뭐라 부르건 간에 《Blue Rev》은 우리의 기운을 북돋운다.     


KEY Tracks: Belinda Says, Tom Verlaine, Pomeranian Spinster     




#11 : 시저(SZA) - 《SOS》

https://youtu.be/hdFDrjfW548?list=OLAK5uy_mOMo8Ji8_xez5ZZPXnfxqGd_DGi03107c

올해의 SOS, 5년 전, 1집 《CTRL》이 R&B의 범위을 재정의 했다면, 2집은 이를 더 발전시킨다. 트랩, 사이키델릭 록, 그런지, 라디오헤드, 팝 펑크, 더티 베이스, 붐뱁 등을 R&B의 영토에 병합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점령지의 통치가 순조롭다.   

   

그녀는 어떻게 정복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까? 테일러 스위프트와 마찬가지로 시저는 로맨스의 판타지를 뒷받침할 상상력과 이를 온전히 전달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명성, 스포트라이트, 관계의 역학 자존심, 분노와 우울 등 자신이 피부로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쓴다. 그 정체는 밀레니엄 세대가 공통으로 느끼는 불안이다. 이 음반은 우리에게 구조신호를 요청한 것이다.

     

KEY Tracks: Kill Bill, F2F, Gone Girl     

 



#10 : 에이트레인(A.Train) - 《Private Pink》

https://youtu.be/Z0SDk3vxwZI?list=OLAK5uy_nMDfJQy7QaUTNZLeG9JLxlHlKfPB11ffE  

올해의 구원, 음악가는 왜 음악을 하는 걸까? 어린 시절 계속 갖고 있던 질문이다. 이 앨범은 그 화답을 들려준다. <초록 대문>에서 어린 시절의 가난을 부끄러워하고, <가정통신문>에서 택시운전사인 부모님의 직업을 회사원으로 바꿨던 에피소드를 밝힌다. 인생이란 과거의 잘못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과정은 아닐까? 자신을 성찰하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이 솔직한 고해성사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KEY Tracks: 식물, 난 안 괜찮아, Something Beautiful      


    


#9 : 우타다 히카루(宇多田ヒカル) - 《BADモード》

https://youtu.be/0Uhh62MUEic?list=RDEMLPhZ7_fBCWniZWPlGINRLg   

올해의 공감, 20년 이상 우타다 히카루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노래들을 내놓았다. 이번 8집역시 펜데믹 이후 그녀가 느낀 삶에 대한 지표를 추적할 수 있다. 인류가 생존하고자 하는 생(生)의 의지를 댄스 플로어에 펼쳐 놓는다. 모두가 춤을 출 수 있는 디스코와 하우스, 90년대 컨템포러리 R&B에는 코로나로 인한 두려움과 외로움이 녹아있다. 물론 일본인답게 감정을 억제했지만, 멜로디의 고저나 뜨거운 그루브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다.    

 

KEY Tracks : Face My Fears, One Last Kiss, Somewhere Near Marseilles        

  



#8 : 켄드릭 라마 - 《Mr. Morale & The Big Steppers》

https://youtu.be/-en6QyJGMT8

올해의 논란, 켄드릭 라마는 지난 10년 동안 구세주에 가까운 명성을 쌓았다. 어느덧 그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인권주의자이자 투팍의 후계자로 불린다. 그러나 5집은 갈등이 많은 시대를 통찰하고, 의식적으로 블랙 메시아에서 물러난다.      


이것은 직권유기일까 아니면 숨고르기일까? 구원자에서 물러나 평범한 개인으로 돌아가 사적인 고민을 상담한다. 위로부터의 랩을 아래로부터의 랩으로 전환한다. 보통사람을 자처한 켄드릭은 일반 대중과 같은 선상에서 민중사를 집필한다. 반세기 동안 쌓아올린 아프리카계 대중음악의 상징은 불안한 예술가의 내면을 담은 자화상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한다.    

 

KEY Tracks : The Heart Part 5, We Cry Together, N95      


    


#7 : 빅 시프(BIg Thief) - 《Dragon New Warm Mountain I Believe In You》

https://youtu.be/l-B5EaH1paw   

올해의 진정성, 위대한 밴드들이 창작력이 절정에 달했을 때 더블 앨범을 제작하곤 한다. 4곳의 스튜디오에서 5개월 동안 45곡을 만들고는 20곡을 간추려 담았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 5집은 2020년대의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그저 좋은 노래를 만들겠다는 진심이 전해질 뿐이다.   

   

KEY Tracks: Change, Red Moon, Love Love Love     




#6 : 수단 아카이브(Sudan Archives) - 《Natural Brown Prom Queen》

https://youtu.be/D0XUbMk8A94

올해의 고생담, 이제껏 음악인으로 걸어왔던 고민의 산물들이 대담하기 이를 때 없다. 바이올린 연주자 브리트니 파크스의 두 번째 앨범은 가족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며 겪은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그녀는 K-POP처럼 맥락도, 기준도, 연혁도 묻고 따지 않는 야망과 혁신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한다. 마치 음악적 플랫폼처럼 아이리시 포크, 아프로 팝, 90년대 R&B, 일렉트로닉이 모이는 허브 같다. 대중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독창적인 화법을 건넨다.   

   

KEY Tracks: NBPQ (Topless), Selfish Soul, Home Maker     

  

   


#5 : 빛과 소금 - 《Here We Go》

https://youtu.be/cGfW-EyeFsY

올해의 시조새, 26년 만에 돌아온 빛과 소금은 한국적인 시티 팝을 연구한 새로운 논문을 발표한다. K-시티팝의 원조는 지금보다 한국적인 음악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긴 진솔한 울림을 울린다. 전설의 귀환은 ‘스트리밍(듣는 것)’보다 '디깅(찾아 듣는 것)'을 원하는 수요를 충족시킨다.     


KEY Tracks: 오늘까지만, Blue Sky, 필라마네    

 



#4 : 로살리아 (Rosalía) – 《MOTOMAMI》

https://youtu.be/5g2hT4GmAGU   

올해의 문화충격, 29살의 카탈루냐 슈퍼스타는 플라멩코를 현대화한 2집의 성공공식을 반복하지 않는다. 그녀의 멈출 줄 모르는 융합이론은 R&B, 레게톤, 재즈, 일렉트로 팝, 힙합, 플라멩코의 원소에서 제 8의 음악을 채취한다. 이는 한 사람의 실험에 머무르지 않고, 21세기 대중음악에 관한 예언서를 남겼다고 봐야한다.     

KEY Tracks: Hentai, Cuuuuuuuuuute, DESPECHÁ  

        


#3 : 비욘세(Beyoncé) - 《Renaissance》

https://youtu.be/yrtWLyp5gLI    

올해의 블록버스터, 6년 만에 돌아온 여왕은 1980년대 시카고 클럽에서 부흥한 하우스 문예부흥 운동을 이끈다. 입체적인 코러스를 통한 스토리텔링, 무려 152명을 작곡 크레딧에 올리며, 단절 없이 다음 악장으로 이행하는 세구에(segue)형식으로 흑인음악의 흥망성쇠를 빼곡하게 기록하는 장대한 역사책을 집필한다. 동시에 돌아가신 동성애자인 삼촌 조니로 대표되는 블랙 퀴어 개척자들에게 추모한다.     


KEY Tracks : Alien Superstar, All Up In Your Mind America Has A Problem, Cuff It 




#2 : 작스트랩(Jockstrap) - 《I Love You Jennifer B》

https://youtu.be/FfXwm3jwVbI    

올해의 접속, 인터넷을 통해 장르의 경계가 무너진 지 20년이 지나 새로운 현상이 도착했다. 두 명의 천재가 ‘정의된 장르’를 초월한 기념비적이고 실험적인 걸작이다. 열역학 제2법칙이 설명하는 대로 이들의 사운드에서 무질서도(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일반적인 화성의 진행 또는 음높이 변화의 방향을 계산할 수 없지만, 70년대 사이키델릭 포크, 90년대 트립합, 2020년대 하이퍼 팝(Hyper POP)을 동시에 성립하는 수학적 병치가 실로 우아하다. 음악형식의 와이파이는 과거, 현재, 미래의 대중음악의 동시접속을 이뤄낸다.      

KEY Tracks: Concrete Over Water, Glasgow, 50/50 


    

#1 : 이오공(250)- 《뽕》

https://youtu.be/aunbwaZ7Q1o     

올해의 뽕, 아이돌 뉴진스(New Jeans)의 프로듀서인 250은 흑인에게 소울이 있고, 백인에게 포크가 있다면 우리는 ‘뽕짝’이 있다고 자신 있게 외친다. 우리 가요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한국인이 왜 음주가무가 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제공한다.  

    

촌스럽게 왜 이런 것을 파고드는 것일까? K-POP의 양적 성장은 놀랍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K-POP’이라는 별도 부분이 신설될 정도다. 이럴 때일수록 질적 성장에 힘을 기울여야한다. 그래야 K-POP이 오래토록 영속할 수 있다. 세계 각지의 여러 문화권에서 대중음악의 중심에 서고자 미국으로 향했다. 독일의 저먼 록, 스웨덴의 스웨디시 팝 혹은 유로팝, 프랑스의 샹송, 이탈리아의 칸소네, 포르투갈의 파두, 아일랜드의 아이리쉬 팝, 아프리카의 아프로 팝, 일본의 J팝과 시티 팝 등이 한때 흥했지만, 종국엔 영국음악과 중남미의 레게와 보사노바, 라틴 팝 외에 주류 팝음악에 흡수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왜냐하면 새로운 조류를 형성할 명반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앨범예술이야 말로 대중음악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우리 K-POP은 여전히 빌보드 지향의 댄스 음악 혹은 한국적인 감수성이라는 명분 아래 안전지향적인 발라드 양자 사이에서 오갈 뿐 앨범예술을 등한시한다. 기획사는 경비절감을 이유로 ‘미니앨범(EP)’을 버젓이 유통시키고 있다. 그런데 음악사에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거장들은 ‘명반’을 세상에 남겼다. 뛰어난 음반들이 모여 거대한 흐름 또는 문화가 새로이 창출된다. 그런 연유로 보다 한국적인 음악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KEY Tracks: 모든 것이 꿈이었네, 휘날레, 뱅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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