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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19. 2019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해석,미지의 우주

큐브릭, 불가지론을 말하다.

1968년 연간 흥행 1위,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1.1장 줄거리와 해설 

영화는 대략 3장으로 나뉘어집니다. 제1장은 "인류의 여명 (The Dawn Of Man)"로써 원시인부터 '1999년'까지 인류의 진화과정을 담고 있다. 오스트랄피테쿠스 정도 원시인류이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들 앞에 외계에서 온 신비한 모놀리스가 나타나죠. 모놀리스의 영향을 받은 최초의 원시인 문와처는 리햐르트 스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울려퍼지는 가운데 집단 싸움에서 이긴 유인원 무리의 우두머리가 표효하며 뼈다귀를 하늘로 던지자, 최초의 도구가 우주선으로 바뀐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1장 1막과 3장 서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대사도 없고, 줄거리도 없으니 관객들은 난해하게 여길 수 밖에 없다. 큐브릭이 왜 그렇게 했을까? 


큐브릭이 직접 쓴 시나리오에는 원래 내레이션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수 천톤의 핵 미사일을 탑승한 소련의 위성처럼 무기로 쓰인 뼈다귀가 몇 만년이 흘러서 인류를 파멸할 무기가 되었다는 설정을 빼버리자 이런저럭 해석이 난무하게 됐다. 한마디로 뼈다귀를 무기로 사용한 유인원에서 진화한 인류가 지구를 멸망시킬 무기를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우리 인류는 왜 이리도 어리석은가?' 라는 신랄한 비판이다. 당시 핵공포를 은유한 장면으로도 읽힐 수 있다.


3장도 살펴보자, 원래 핵폭발로 엔딩을 처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전작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결말이 똑같아서 결국 스타차일드로 바꿨다. 



1장 2막은 시간대를 옮겨 1999년, 헤이우드 플로이드 박사는 달의 뒷면에서 발견된 특이한 자기장을 발하는 물체 TMA-1(티코 분화구 자기장 이상)을 조사하러 달으로 가게 된다. 달 표면으로부터 12미터 지하에서 발굴된 것은 1:4:9(1²:2²:3²)의 비율로 서있는 검은 석판이었다. 그리고, 300만년전 누군가가 묻어놓은 그 석판은 햇빛을 받자 강력한 전파신호를 목성으로 보냈다.기괴한 음향과 남녀의 음성이 혼성된 녹음테이프를 나왔지만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1장은 인류의 진화를 그리고 있으므로 선사시대와 20세기말을 묶어서봐야한다. 인류는 폭력에서 시작해서 도구를 발명하였고, (2장에서) 기술문명의 진보와 반역의 소외로부터 수만년에 걸친 싸움 끝에 (3장에서)마침내 신인류의 탄생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전체 줄거리 상의 흐름이 매끄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러다임을 주창한 토마스 쿤은 과학혁명은 사회적 요소와 우연적 요소에서 발현된다고 했다. 여기서 신비한 돌, 모놀리스로 대변되는 우연적 요소로 읽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진보된 과학이 전쟁을 불러왔다는 점이다, 역사적 사례를 살펴봐도, 통조림, 주방세제, GPS, 인터넷, 컴퓨터, 우주선 같이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들이 많다. 이렇듯 전쟁은 비용을 따지지 않고 여러 연구가 진행되기에 역설적이게도 과학이 크게 발전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큐브릭과 클라크의 개성을 함께 담겨있다. 클라크 특유의 인류진화에 대한 신학적 낙천주의와 이성과 과학에 대한 절대적 믿음은 인간과 과학문명에 대한 큐브릭의 불신과 불가지론은 작품내에서 종종 충돌하는 것 같다. 클라크가 쓴 소설을 읽어보거나 클라크만 참여한 후속편 [2010 : 우주여행, 1984]를 보면 그 차이가 분명히 느낄 수 있다.





2. 2장 줄거리와 해설

그 모노리스가 내뿜은 기계음과 동시에 영화는 제2장 ‘목성 임무’(Jupiter Mission-18 Months Later)로 넘어간다. 달 탐사이후 18개월이 흐른 2001년, 목성탐사선 '디스커버리' 1호에는 우주선 전체를 통제하는 인공지능 HAL 9000과 목성을 탐사할 과학자들을 동면시킨 후에 우주선을 관리할 선장 데이빗 보우먼과 프랭크 폴만이 함께 항해를 떠났다. 


목성에 거의 도착했을즈음 HAL은 갑자기 우주선 외부의 AE-35 안테나 유닛이 고장이 났다고 알린다.  AE-35 유닛을 예비 유닛으로 교체하지만 정작 교체된 안테나 유닛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프랭크와 데이비드는 HAL이 오류를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리고 HAL을 정지시키기로 합의한다. HAL은 그들의 입모양을 읽고,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이를 막고자 프랭크를 외우주로 던져버린다. 


HAL은 데이브가 우주선으로 다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동면 상태의 과학자 3명 역시 살해한다. 

결국 데이비드는 수동으로 에어락을 열고 우주선으로 들어가 HAL의 생각패널을 하나씩 분리해 버린다. 

HAL은 Daisy Bell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작동을 멈추게 되고, 그 순간 플로이드 박사의 비디오가 재생된다. 실제 디스커버리 호의 임무는 사실 목성 탐사가 아닌 TMA-1이 보낸 전파신호에 의해 확인된 TMA-2의 조사였다. 


인간과 기계의 갈등을 최초로 다룬 SF작품으로 알려졌지만, 전지전능을 지향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일침으로도 읽힌다.60년대 후반에 군사용으로 개발된 네트워크가 바로 '인터넷'이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연구가 추진되던 시기다. 영화속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HAL 9000(이하 HAL)은 인간과 사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체스를 두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계산이 틀리고 오류가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려들고, 자신을 의심하는 인간들을 죽이려든다. 

종국에는 HAL을 믿지 않는 데이브가 HAL의 기능을 정지시키자 할은 죽음에 대한 공포심마저 느낀다.


영화속 인간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목적지향적이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기계적인 캐릭터인데 반해 HAL은 영화속에서 유일하게 생기넘치는 인간적인 면이 강하다. 모티브는 같은 처지의 피조물 프랑켄슈타인에서 따왔다.






3.3장 줄거리와 해설 

제3장 "목성 그리고 무한의 저편에 (Jupiter And Beyond The Infinite)"은 마침내 목성 궤도에 진입합니다. 유일한 생존자 보우먼은 목성궤도상의 TMA-2에서 3번째 모노리스를 만나게되고, 그가 접근하자 모노리스는 스타게이트를 열고 그는 미지의 우주로 빨려듭니다. CG가 없는데도 사이키델릭하게 그렸죠.


데이비드는 신고전주의스타일의 침실에 도착하고, 우주북을 벗고, 침대에 누운 할아버지가 되어 모노리스를 보면서 손으로 어떤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그 손끝에는 지구를 보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인류의 기원, 모놀리스의 수수께끼를 찾아 먼 우주를 천신만고 여행했지만, 데이브가 알아낸 것은 없다. 목성에 만난 모놀리스를 통과한 뒤로는 철저하게 불가지론 즉, 몇몇 명제의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보는 철학적 관점, 또는 사물의 본질은 인간에게 있어서 인식 불가능하다는 철학적 관점에 기대고 있다.


다시말해, 마자막 3장은 NASA에서 그가 수집한 과학지식이 아니라 순수하게 철학에 의지한 것이다.

그래서 니체의 초인론과 영혼회귀사상, 니힐리즘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해석되는 이유이다.


큐브릭 스스로도 '자유롭게 상상해보라'고 한 것도 큐브릭 자신도 불가지론적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모놀리스(Monolith)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검은 비석'이다. 1980년에 큐브릭이 한 비밀인터뷰를 토대로 대략 추측해본다면, 인간의 오감을 뛰어넘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가 유인원들에게 도구를 가르쳐주는 걸로 이해한다. 2번째는 달에서 등장한 모놀리스가 인류에게 목성 너머 또다른 생명의 존재를 일깨워준다.


3번째는 보우먼을 목성 너머 '미지의 저편'으로 보내준다. 큐브릭의 인터뷰를 보면 '스타게이트'라고 지칭된다. 4번째는 침상에서 늙어죽어가는 보우먼의 앞에 등장해 그를 태아로 만든다. '스타차일드'를 잉태한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3번나온다. 오프닝, 유인원이 처음 뼈를 '도구'로서 인지하고 사용하기 시작했을때,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 보우먼이 모노리스 앞에서 태아로 변했을때다.



○이 영화의 각본은 아서 C. 클라크의 단편 [파수병]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이 단편에서 지구인들은 달에 묻혀 있던 신비의 피라미드(모놀리스의 원안)를 발견하는데, 

그 피라미드는 지구에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등장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기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단편은 여기까지가 끝으로, 그 뒤의 모험담은 클라크와 큐브릭이 나중에 새로 덧붙였을 뿐이다.


○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처럼 여정을 다뤘다. 

주인공 보우먼이 '활 쏘는 사람'인데 오디세우스도 궁수였다.


○ In an 1980 interview unreleased during Kubrick's lifetime, Kubrick explains one of the film's closing scenes, where Bowman is depicted in old age after his journey through the Star Gate: "The idea was supposed to be that he is taken in by godlike entities, creatures of pure energy and intelligence with no shape or form. They put him in what I suppose you could describe as a human zoo to study him, and his whole life passes from that point on in that room. And he has no sense of time. It just seems to happen as it does in the film." In the interview Kubrick says that Bowman is then transformed into the Star Child by the godlike entities before they return him to earth as his destiny, in a traditional myth-like 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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