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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깅업 Jul 06. 2024

QWER 덕질한다고 하면 돌아오는 흔한 반응

#9-1: 불협화음도 괜찮아, 뭐 문제가 되려나? #1

"나 요즘 QWER 덕질해"


친구: 요즘 뭐 하고 지내?
나: 인생 첫 아이돌 덕질 중이야. QWER에 빠져서!
친구: 그 김계란이 만든 인터넷 방송인 걸그룹?
나: 음... 맞아. 근데 요즘 진짜 잘 나가!


몇 주 전 친한 지인의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본 친구와 근황토크 중에 오간 대화다. 나름 마케팅하는 친구라 트렌드에 밝을 텐데도 QWER에 대해 아는 것은 '김계란 밴드' 혹은 '스트리머 모임' 정도였다.


컴백 당시만 해도 메인 수식어가 ‘김계란 걸밴드’였다.


이 모든 게 사실이기 때문에 부정할 이유는 없다. 다만 아쉬울 뿐이다. 단순히 스트리머들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치부하기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출연 한 번 없이 음악방송 1위 후보를 했고          

오늘도 노래방 인기순위 1~2위를 다투고 있고          

4세대 아이돌이 총출동한 상황에도 발매 3달째 멜론 10위 권을 유지 중이며          

데뷔 1년도 안 돼 고려대학교 축제 입실렌티 오프닝 무대까지 섰다.          


출처: QWER 팬카페


거기다 이제는 마운틴듀 공식 광고 모델을 하고 아디다스랑 콜라보를 할 정도의 대세가 되었다. 여기 오기까지의 QWER 멤버들의 서사를 알게 되면 빠질 수밖에 없다.


QWER의 최종 보스는?


하지만 아예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 있어 QWER이라는 그룹은 진입장벽이 높다. '프로젝트 그룹', '인터넷 방송인', 그리고 '성장형 아이돌'. 외부인의 관점에서 편견을 갖고 넘겨 짚기에 너무 좋은 키워드들의 조합이다.


'프로젝트' 성이니까 금방 흐지부지 되거나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다. 뮤지션이 아닌 '인터넷 방송인'들이 하는 아마추어 밴드라니 기대도 안된다. '성장형'이라는 건 반대로 지금은 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니 굳이 찾아볼 이유도 없다.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로 소비할 대상을 골라야 하는 대중의 입장에서, QWER은 접근하기에 난이도가 있다. 좋아할 이유만큼이나, 다가가기 힘들게 하는 편견도 많다. QWER의 가장 큰 적은 편견이다.


낭만 있는 QWER의 전략은?


출처: 유튜브 채널 <생화변화관측소> / [빅데이터 분석] QWER은 어떻게 대세가 되었을까?


두 번째 꿈을 위해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가는, 낭만 있는 QWER은 '편견'이라는 적을 어떻게 무찌를까? 그에 대한 대답은 이들의 데뷔곡 <Discord>에 이미 담겨 있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수군대겠지만
그런 무례함은 도로 넣어둬요
취향은 존중해 그치만 이런 날
밀어내긴 쉽지 않을 걸


QWER은 기획 초반부터 편견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서브 컬처 문화를 공략한 마이너 한 프로젝트였고, 안 그래도 편견이 많은 직종인 인터넷 방송인 멤버들이 주축이었으며, 악기를 막 시작해 서툰 모습이 <최애의 아이들> 시리즈 내내 비쳤다. 빠져드는 이들에게는 서사지만, 편견에 사로잡힌 이들에게는 먹잇감이다.


그래서 편견을 무찌르는 QWER의 전략은, 처음부터 정면돌파였다.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인 꿈


싱글 1집으로 끝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다들 잘 나가는 본업이 있는 크리에이터들이니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본업으로 돌아가면 될 일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런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QWER 멤버들은 꽤나 진지했다. 누군가는 크리에이터들이 한 탕 해 먹으려고 한다는 편견을 갖고 수군대겠지만, 이들은 진정성 있는 태도와 노력으로 다가와 밀어내기 쉽지 않다. 데뷔 한 달 만에 롤드컵 전야제 무대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HUP! 에서 의외의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며 편견을 조금씩 걷어내기 시작한다.



QWER 프로젝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들은 꽤나 진지하다. 쵸단은 전공자로 평생 음악을 하겠다는 꿈을 품어왔고, 히나도 실용음악 전공을 준비했을 만큼 항상 음악에 대해 진심이었다. 시연은 아이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말 많은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며 걸어왔다. 마젠타는 멤버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멤버들이 말릴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며, 이제는 본인의 꿈으로서 함께 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채널 <QWER> / [QWER 다큐멘터리] 100일간의 기록 Episode 2 中


멜론 1위, 빌보드 차트 입성이라는 꿈을 향해 QWER은 편견과 싸우며 나아가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의 단발성 프로젝트라는 편견은 미니 1집 <마니또> 발매 후 지금까지 이룬 수많은 업적들로 이미 깨부쉈다. 여기서 끝일 거라 생각하는 이들은 이제 아무도 없을 것이다. 관심 없던 사람들도, 얘들이 어디까지 가나 한 번 지켜보자는 흥미가 생길 수밖에 없는 성장 스토리다.


낭만 있게 정면돌파!


하지만 QWER에게는 '프로젝트 그룹'에 대한 편견 외에도 '인터넷 방송인 출신'과 '성장형 아이돌'이라는 것에 대한 편견들도 남아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 역시 정면으로 마주 보며 나아가고 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중요한 점은 하나다. 낭만 그 자체인 QWER 답게, 이들은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법조차 정면돌파라는 것.


태생 자체가 대중에게도, 아이돌 씬에도, 밴드 씬에도 불협화음인 존재들이다. 그러니 QWER은 오히려 당당하게 마주 보고 묻는다.


불협화음도 괜찮아,

뭐 문제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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