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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깅업 Jun 26. 2024

생일카페, 그런 걸 왜 가죠 대체? #1

꿈과 낭만의 QWER 입덕기 #7-1

여러 번 말하지만, 덕질은 처음이다. 그리고 몇 번 말했지만, 늘 아이돌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스밍, 포카 수집, 팝업 스토어뿐 아니라 생일카페나 생일 기념 지하철 전광판 광고에 대해서도 다 알고는 있었다. '남의 생일에 이렇게까지 힘쓸 일인가' 생각했을 뿐.


근데 그중에 '생일카페'라는 건,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


제대로 덕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는 하지만, '얘네 너무 좋다!'의 마음으로 처음 따른 그룹은 트와이스였다. <TT> 때니까, 2016년 말, 벌써 8년 전이다. (놀라셨죠? <TT>가 8년 전입니다... 또 나만 늙지...) 물론 이때 따랐다고 해봤자 지금에 비하면 패션 덕질이었다. 팬카페 가입은 고사하고 앨범 한 장 안 샀으니까.


출처: 트와이스 <TT> 뮤비 / https://youtu.be/ePpPVE-GGJw?si=r4z6AtsLLwtjoWWQ


근데 그래도, '생일카페라는 게 없었다'는 건 기억한다. 물론 팬카페에 가입하지 않아 몰랐던 걸 수도 있다. 팬들끼리만 소소하게 즐기는 게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지금처럼 대중화되지는 않았었다.


예상컨대 '트위터'가 아이돌 덕질의 메인 채널 중 하나가 되면서 급부상한 문화 같다. 다른 채널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트위터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생일카페는 애초에 생일 전후로 짧게 생겼다 사라지는 휘발성 이벤트다. 그래서 진짜 팬이 아니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곳인지 파악하기도 어렵다.


생애 첫 생일카페 투어를 다녀오다


나의 최애, 이시연의 생일은 5월 16일(목)이었다. 근데 마침 생일 전날이 석가탄신일로 휴일이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생일카페를 준비해 주시는 분들께서 이를 고려해서 대체로 수~목으로 카페를 열어주셨다.


이전에는 '연예인 생일이 이렇게까지 힘쓸 일인가' 생각했다. 내 나이면 친구 결혼식도 직접 청첩장을 받았는지 모바일 청첩장인지를 고려해 직접 갈지 축의금으로 퉁 칠 지를 고민한다. 내 실제 지인의 평생 한 번 밖에 없는 날에 갈지도 고민을 하는 게 현실인데, 매년 돌아오는 연예인의 생일을 진심으로 챙기다니.


하지만 정말... 덕질을 하면서 기존의 세계관이 무너지고 새롭게 형성되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계산기 두드리는 건 쿨병에 빠진 것뿐이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면 계산을 안 하게 된다. 가족이 아프다고 할 때 내일 출근을 걱정하나?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다고 하는데 지금 할 일을 고민하나?


나의 최애 시연이의 생일이고, 감사하게도 이를 축하할 수 있는 공간이 세 곳이나 있었다. 그리고 더욱 감사하게도 내가 휴일인 날에 열어주었다. 그러니 안 갈 수가 없었다.


감사하게도 3 곳이 다 상수~홍대 사이에 열렸다. 헤르츠, 버퍼링(소녀탐정 이시연)이 11시에 열고, 파티세리 로그(Record of R)가 12시에 여는 스케줄이었다. 동선 상 파티세리 로그가 버퍼링과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헤르츠 오픈런 -> 버퍼링 -> 파티세리 로그로 동선을 짜고 10:50쯤 헤르츠에 도착했다.


헤르츠: 입덕 11일 차라니... 말도 안 돼...


첫 장소로 정한 '헤르츠'. 방문 전에 아래와 같이 믿을 수 없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


출처: QWER 팬카페


이 생일 카페를 준비하신 분은 5월 10일 기준, 입덕 11일 차의 바위게라고 하셨다. 그래서 급하게 준비하신 거라고 하셨다. 생카가 열린 5월 15일 기준, 입덕한 지 갓 2주 차였을 뿐이라는 거다.


실제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급하게 준비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일단, 11시 오픈 조금 전인 10:45 쯤 도착했을 때 이미 내 앞에 20명 정도 있었다. '헤르츠' 혼자 동떨어져 있다 보니, 다들 나랑 비슷한 동선을 계획한 듯하다.


오픈 전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11:20 쯤 오픈이 되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하게 됐다.



안에 들어가서는 시연이 사진으로 너무 예쁘게 꾸며진 카페 내부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좌측에 있는 프로젝터에서는 <수수께끼 다이어리>, Hup! 을 비롯한 여러 영상이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시연이 사진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어 대리 감동하며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또 하나 생일카페(생카) 토막 상식을 전하자면, '생카'는 카페를 대관해서 진행하기 때문이 1인 1 메뉴가 필수다.


주문은 생카를 위해 전용으로 있는 듯한, 키오스크를 이용한다. 생카 테마의 이미지가 보여서 너무 좋았다. 내가 주문한 건 6,000원짜리 밀크티. 달달하니 너무 맛있었다.



커피 한 잔 값에 총대(생일카페를 준비해 주시는 분들을 일컫는 말)에서 준비해 주신 굿즈들까지 받으니 팬 입장에서는 가성비도 미쳤다.


밀크티 한 잔 값에 덤으로 시요밍 컵, 슬라이드 필름 마운트, 프리쿠라까지


나의 목표는 럭키드로였기 때문에, 음료는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하고 바로 럭키드로 줄로 향했다. 아래와 같이 가챠 형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고, 한 판에 1천 원이었다.


구경하면서도, 가챠를 기다리면서도, 실제로 뽑으면서도 얼마나 정성스러운지 감탄의 연속이었다. 구매 시 증정하는 굿즈들도, 뽑기 선물로 주는 굿즈들도 다 직접 꾸미고 제작한 것이었을 거다. 공간 전체를 이벤트 기간 내내 대관해야 하는 비용은 물론, 이를 꾸미기 위한 기획과 준비, 철거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을지 짐작이 안 간다.



어제 팬카페의 다양한 팬 활동에 대해 언급하며, 덕질이란 보상을 바라지 않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순수한 응원이라고 표현했다. 그 마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고 나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바위게로서 최애의 생일을 더 즐겁게 축하해 줄 수 있게 해서 정말 감사했다.


Record of R(파티세리 로그):

시연이한테 받은 감동을 축하로 돌려주는 공간


헤르츠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고 보니 11:50이었다. 원래는 버퍼링부터 갈 생각이었지만, 럭키드로는 금방 끝난다는 걸 앞서 경험해 버렸다. 11시에 오픈한 버퍼링의 럭키드로는 진작 끝났을 것 같아서, 12시에 여는 파티세리 로그 오픈런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곳 역시 생카인 만큼 당연히 1인 1 주문이었다. 그리고 음료를 주문하면 주는 기본 특전은 아래와 같이 풍성했다.



여기도 헤르츠와 마찬가지로 시연이 사진들로 아주 잘 꾸며져 있는 생카였다. 입구의 Record of R 현수막부터 너무 예뻐 시선을 강탈했다. 그리고 안에는 시요밍과 함께 자신의 모습을 촬영할 포토존도 있고, 다양한 사진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Record of R'의 컨셉에 맞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시요밍의 글귀들이었다.


공간 곳곳에 시연이가 매일 팬카페에 쓰는 편지인 <밍밍>, 위버스 게시물 등에 쓴 글귀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기서 시연이가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한 번 감동했고, 수많은 글 중에서 이렇게 추렸을 총대의 정성에 두 번 감동했다. 말풍선으로 시요밍의 상징색 초록을 쓴 디테일도 놓칠 수 없었다.


이렇게 모아 보니 시요밍은 명언 제조기였다


마지막으로 지하 공간에서 직접 제작하신 영상으로 준비한 미니상영회도 있었다. 이 날은 시간이 없어서 잠깐 보고 마지막 장소로 이동을 해야 했다.



두 번째 생카까지 마무리하며


생일카페가 종료된 후에 Record of R을 준비하신 총대 분이 본인의 유튜버 채널(QWER 팬영상을 주로 올리신다)에 시연 생일축하 풀영상을 공개했다. 시연이의 서사와 성장, 그리고 시연이에 대한 팬심 가득한 편지를 담은 4분이 조금 넘는 영상이었다.


출처: 유튜브 <큐떱의 연금술게>


생일 카페를 위한 정성에 놀라는 것으로는 부족하셨나 보다. 그 영상에는 인터넷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시연이의 NMB48 (일본 오사카 지역에 위치한 AKB48의 자매 그룹으로 이시연의 QWER 합류 전 소속) 시절의 영상부터 최근 영상들에서 메시지에 맞는 것들만 짜깁기해서 담겨 있었다. 4분짜리 영상을 위해 최소한 40시간의 원본 영상을 파헤쳐야만 나올 수 있는 구성과 퀄리티였다.


생일 카페 두 곳을 다녀오면서 정말 궁금했다. 팬심이 피어오르고 있는 입장에서 어렴풋이 짐작은 가지만, 회사 일이어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이런 이벤트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마지막 생일 카페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아이돌 생일에 어떻게 이렇게까지 힘쓸 수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이야기의 마무리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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