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과 만나는 시간
그 옛날 짚신 신고 먼 길을 걸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짚신은 자기 발에 맞는 꼭 맞는 신발로 제작된 것이 아니기에 다들 헐렁하게 신고 다녀야 했습니다.
하여 먼 길을 떠나기 전에 제일 먼저 짚신을 단단하게 묶을 것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들메 끈입니다.
신들메라고 불리기도 했던 그 끈이 없으면 헐렁한 짚신을 끌고 걷다가 몇 리도 채 못 간 채 멈춰 서야 했습니다.
지금이야 잘 정돈된 인도와 푹신한 신발이 있어도 얼마 걷다 보면 불편함이 느껴지는데 그 옛날의 오가는 길은 참 고되었을 듯합니다.
그렇게 산길을 걷거나 들길을 걸을 때 들메 끈이 풀어지면 그때마다 매번 허리를 굽혀 고쳐 매야 했고 끊어질 것을 대비해 여분의 끈도 챙겨야 했습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의 속담도 들메 끈이 있었기에 가능한 속담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미국의 문학가인 헨리 데이비스 소로는 그의 저서 『소로우의 강』에서 하루를 보내는 철학적 사색을 건넵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삶의 길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하루가 온종일 대낮일 필요는 없으나,
하루가 저절로 싹 틔울 수 없는 시간이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씩은 있어야 한다."
작가는 하루에도 자신의 삶의 길을 바라보며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무엇이든 원하는 삶의 목표를 이루고 어제와 다른 꿈을 꿈꾼다면 우리들만의 들메 끈을 바짝 조여 매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른 이의 신발의 잘 맞는 들메 끈을 탐하기보다 내 발을 잘 고정할 수 있는 튼튼한 나만의 것을 준비하면서요.
그래야 한 걸음으로 시작된 시도와 도전이 끊기지 않게 이어질 수 있고 궂은 날씨처럼 다가오는 변화에도 그 걸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인생은 사실 하나의 산이 아니라 몇 개의 산으로 이루어진 산맥과도 같습니다.
또한 일생 동안 몇 개의 산을 오르고 또 내려와야 할지도 아무도 모릅니다.
그 길은 때로는 평탄한 오솔길로 이어지기도 하고 험한 협곡을 지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을 이끌어주는 들메 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들메 끈을 다시 고쳐 매기 위해 낮은 자세로 허리를 굽힐 때마다 주저앉고 싶은 생각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가야 할 곳은 누군가가 데려다줄 수 없는 저만이 갈 수 있는 산입니다.
오늘도 한없이 작아지는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정상을 향해 한걸음 옮기듯 마음의 들메 끈을 질끈 동여매며 길을 나섭니다.